지난 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 초청된 극우논객 지만원씨.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의원 등이 지난 8일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국회로 불러 공청회를 열어 유족 등 관련 단체와 정치권의 반발을 빚었다.
이 자리에는 주최자인 김진태, 이종명 의원을 비롯해 김순례 원내 대변인과 김성찬, 백승주, 이완영 의원 등 한국당 주요 인사가 함께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지씨와 함께 이종명 의원 등이 1980년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하자 진보진영에서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규탄에 나섰다.
이날 공청회는 시작 전부터 보수 지지층 인사 및 참가자들과 유족 등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석해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강연에 반발하던 5·18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들은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간 뒤에야 지씨가 발언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지씨는 이날 공청회에서도 '5·18 북한군 개입설'을 계속 주장했다.
그는 "1980년 5월 광주에 북한군 정예부대뿐만 아니라 게릴라군까지 600명이 동원돼 시위를 주도해왔다"며 "5·18은 북한 특수군 600명이 주도한 게릴라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위대를 조직한 사람도, 지휘한 사람도 한국에는 없다”며 "(당시) 광주의 '영웅'들은 이른바 북한군에 부역한 부나비들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광주 상황을 북한에서 전부 생중계했다"며 "5·18 주역 역할을 했던 이들이 지금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들"이라고 했다.
이어 나선 이종명 의원도 지씨를 옹호했다.
이 의원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폭동이 민주화 운동으로 된 것"이라며 "그렇게 되는데 10년, 20년밖에 안 걸렸는데 그러면 다시 한번 뒤집을 수 있는 때가 된 것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김순례 원내대변인 또한 "모든 국민의 피땀 어린 혈세를 가지고 그들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 5·18 유공자를 다시 한번 색출해내야 하지 않겠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공청회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한국당의 참담한 인식을 확인했다고 날을 세웠다.
설훈 최고위원은 "한국당의 5·18 역사 인식이 지만원의 망상에 기댄 참담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광주의 원혼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 행위"라고 지적했다.
5·18 민주화 운동의 본거지인 전남과 광주를 주요 지지 기반으로 하는 평화당도 한국당과 지씨를 싸잡아 규탄했다.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5·18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해괴한 주장을 한 지만원에게 국회 토론회라는 멍석을 깔아준 국회의원들을 그대로 방치했다"며 "공당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지씨의 주장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임을 엄중히 지적했다.
최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회에서 국민과 광주를 우롱하는 자리를 만든 한국당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왜곡과 날조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세력을 국민이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지씨는 2017년 7~9월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주사파로 꾸린 정부, 적화통일 꿈 깨라' '청와대는 점령군 사령부' 등의 제목을 단 글을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아 현재 재판 중에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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