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로 실시간 주시 불가능…원장, 수시로 현장 살펴야"
아동학대 |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어린이집 원장이 보육교사들에게 아동학대 방지 교육을 하거나 감시용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해놨어도 현장 지도를 소홀히 했다면 중대한 과실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8부(이재영 부장판사)는 A씨가 관할 구청장을 상대로 낸 원장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처럼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가 원장으로 있던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B씨는 2017년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주가량의 짧은 기간에 자신이 돌보던 아이 3명을 때렸다가 걸려들었다.
관할 구청은 B씨의 범죄사실에 근거해 A씨에게 원장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주의·감독 의무를 다한 만큼 업무 수행에 관해 고의나 중대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B씨 등 보육교사들에게 아동학대 방지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했고, CCTV도 설치해 보육 현황을 점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이 같은 '관리 수준'이 아동학대 방지에는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CCTV를 통해 보육 현황을 실시간으로 계속 주시하는 게 가능하지 않으므로 어린이집 원장은 학대행위가 일어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수시로 시간대를 바꿔가며 현장을 살펴 보육교사를 지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CTV를 조사한 결과 원장이 보육실에 들어와 보육을 함께 진행한 경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원고가 현장 지도를 소홀히 한 것은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1심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역시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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