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23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 현황. /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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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면제, 지역 경제 위해 불가피하다"-광주광역시 정모씨(32)
"박근혜 정부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대구광역시 박모씨(62)
설 연휴 민심 밥상에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업’이 올랐다. 대체로 지역 숙원사업이 면제 사업에 포함됨에 따라 환영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사업 자체를 환영하는 것과 별개로 예타 면제 결정이 정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호남 민심은 우호적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광주에 거주하는 정모씨(32)는 “이번 예타 면제 사업은 지역 경제를 위해 불가피한 사업”이라며 “광주와 목포 등은 인구수를 고려했을 때 수도권에 비해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열악하다”고 말했다.
지역구 의원들도 설 명절에 지역에서 어깨를 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광주 북구갑)은 “예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모르시는 분들도 4000억원 규모의 지역 사업이 들어온다고 하니 좋은 일이라고 기뻐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분들은 광주가 과학기술 사업을 끌어왔다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광주의 인공지능(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 사업을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했다.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건설 사업이 면제 대상에 포함된 경남지역도 대체로 이번 정부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해당 사업 규모는 4조7000억원으로 총 23개 예타 면제 사업에 투입되는 24조1000억원의 약 20%에 달한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시갑)은 “숙원 사업이 해결돼 고무적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초기 김경수 경남지사가 본격적으로 일을 해줘야 되는데 구속된 게 안타깝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외곽순환도로사업이 선정된 울산도 예타 면제 여론이 좋다. 울산 유일한 민주당 지역구인 이상헌 의원의 북구를 지나는 사업이라 여당 지지도 상승에도 일부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울산의 한 60대 퇴직자는 "순환도로가 신설되면 경부고속도로 이용이 훨씬 편해져 시민들이 모두 반긴다. 대통령과 친한 송철호 시장 때문에 선정됐다고도 생각한다"며 "그러나 경제정책 전반 등에서 실망한 민심이 많아 이것 때문에 정부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 민심은 싸늘했다. 대구에 사는 박모씨(62)는 “대구는 버려졌다”며 “다른 지역은 예타 면제가 몇 개씩 되는데 대구는 한 곳 뿐이다. 박근혜 정부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타 면제 사업이 ‘김경수 밀어주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북 의성에 거주하는 한모씨(62‧여)는 “김경수 지사를 몰아주는 것을 보면 예타 면제 사업도 문제 있는 것”이라며 “이것 한다고 일자리가 많이 생기나. ‘노가다’(막일) 일자리만 잠깐 생기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김천)은 “서부경남KTX 사업은 50여년전부터 시도했던 사업이니 (예타 면제가) 잘됐다는 반응”이라면서도 “사업 자체에 대한 환영이지 전체적인 민심은 정부에 호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서도 이번 예타 면제 결정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지만 현 정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서모씨(35)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노선(GTX-B) 사업’이 예타 면제에서 제외된 데 대해 “더 우선적인 지역 사업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특별히 역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전의 전모씨(37)는 “도로가 좁아서 교통체증이 심했는데 트램(대전도시철도 2호선)이 생긴다니 좋다”면서도 현 정부에 대해서는 "위기가 왔다"고 평가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대전 대덕구)은 “트램 사업에 대해 지역에서 민주당이나 각종 관변 단체가 환영 현수막으로 도배를 했다”며 “그러나 이것으로 (정권에) 감동하거나 고맙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못 봤다”고 말했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김민우 기자 minuk@, 박종진 기자 fr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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