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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제임스 하든의 `핫 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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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하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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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49] 올 시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누가 뭐라 해도 '털보네이터' 제임스 하든이다. 지난 시즌 생애 첫 MVP와 평균득점 1위를 차지했던 하든은 올 시즌에도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하든은 거의 자신의 경기 출전시간(분)만큼 평균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즉 거의 분당 1점 가까이 득점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최고 스코어러들이 모여 있는 NBA지만, 하든과 2위 그룹 간 차이는 격차가 상당하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하든이 독보적인 득점 1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든이 특별한 것은 그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7~2018시즌에도 하든은 득점 1위에 정규시즌 MVP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하든과 이번 시즌 하든은 또 다르다. 전 시즌에도 하든은 리그에서 평균득점 30점(30.4점)를 기록한 유일한 선수였다. 이번 시즌 하든은 그보다 5점 이상 높은 평균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득점이 10점대인 선수가 이만큼 향상된 것도 매우 특별한 데, 평균득점 30점대 선수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20% 정도 득점능력이 향상된 셈인데, 이미 NBA 커리어가 10년 되는 최정상급 완성형 선수가 이렇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코비 브라이언트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브라이언트는 자신의 NBA 데뷔 10시즌째인 2005~2006시즌 평균득점 35.4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 시즌 대비 7.8점, 이전까지 커리어 하이시즌이었던 2002~2003시즌 대비 5.4점 상승한 기록이다).

현재 하든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절대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도 NBA 역대급이다. 만약 하든이 현재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며 평균득점 1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역대 NBA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하든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여섯 번의 기록 중 윌트 체임벌린(5회)을 제외하면 1986~1987시즌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37.1점)이 유일하다. 20경기 이상 남아 있고, 현재 컨디션이 최고조임을 감안하면 하든이 조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달리 말하면 하든은 득점에 관한 한 역대 최고 수준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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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하든(오른쪽) /사진=뉴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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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다. 하든은 지난달 24일(한국시간) 뉴욕 닉스와의 경기에서 61점을 뽑아내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NBA 역사상 60득점 이상 경기를 두 차례 이상 기록한 선수는 체임벌린(32회)을 비롯해 하든까지 5명뿐이다. 조던도 커리어 통산 네 번밖에 하지 못했고, 브라이언트가 6회로 체임벌린에 이어 2위다. 아울러 하든은 1월 내내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30점 이상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NBA 역사에서 하든보다 많은 연속경기 30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체임벌린이 유일하다.

사실 NBA에서 득점과 관련한 거의 모든 기록은 체임벌린이 갖고 있다. 체임벌린은 단일 시즌 경기당 평균득점 50점을, 한 경기 100점이라는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기록들을 세웠다. 하지만 체임벌린 기록들은 조금 열외로 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체임벌린이 뛰던 1960년대 NBA와 오늘날 NBA는 많이 다르고, 선수 개개인 기량과 팀 전술 또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즉 체임벌린을 논외로 한다면 2018~2019시즌 하든의 득점능력은, 감히 얘기하는데 조던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하든을 좀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그의 나이다. 1989년생인 하든은 아직 만 30세가 되지 않았다. 데뷔 후 10시즌째를 맞고 있는 하든은 평균득점에서 2013~14시즌을 제외하고(해당 시즌(25.4점)에도 직전 시즌(25.9점)에 비해 평균득점이 0.5점 감소했을 뿐이다)는 매 시즌 자신의 경기당 평균득점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득점 기계로서 하든의 전성기를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 보여주고 있는 하든의 득점능력을 보면 어쩌면 그의 최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가 하든에게 좀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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