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국정 현안과 관련한 당의 투쟁 방향을 결정한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날 구속된 김경수 지사에 대한 후속 대응과 함께 그동안 한국당이 요구해온 ‘김태우 특검’과 ‘손혜원 특검’의 추진 방안 등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그간 ‘역대 최악ㆍ최단 특검’이라고 비판받았던 ‘드루킹 특검’이 김 지사의 유죄판결을 받아내는 성과를 올리면서 한국당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다른 의혹도 특검을 통해야만 진상을 밝힐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전날에 진행된 한국당 긴급회의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은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김 지사의 구속을 두고 “정의는 살아있다”며 “김경수 지사 뿐만 아니라 지난 선거 과정에서 불법선거운동이 더 있을 것이라는 국민의 의혹이 있다”고 했다. 또 “여당이 그간 허익범 특검을 두고 ‘깜도 안 되는 특검’이라며 비아냥댔지만, 그래도 특검이 있었기 때문에 진실이 규명된 것”이라며 “김태우ㆍ손혜원 사건도 권력이 개입된 문제이기에 한국당으로서는 특검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곽상도 의원 역시 “지난해 드루킹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봐주기 수사가 논란이 됐었다”며 “특검을 통해 겨우 유죄 판결을 받아냈지만, 아직도 검ㆍ경의 비협조로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곽 의원은 “경찰에 수사를 맡기면 규명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느냐”며 “김태우 수사관과 손혜원 의혹에 대해서도 특검이 도입돼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 반드시 특검을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10일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ㆍ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를 규명하기 위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이 모두 참여한 발의안에는 청와대의 민간인ㆍ공무원 불법사찰 의혹과 민간기업 인사 개입, 국고손실 유발 등의 의혹이 모두 포함됐다.
다만 한국당의 특검법안 발의에도 실제 특검 출범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 3당이 요구했던 1월 임시국회 소집에 반대하면서 관련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데다 2월 임시국회는 한국당이 청와대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을 이유로 보이콧에 나서면서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사안으로 따지면 김 수사관의 폭로 내용과 손 의원의 의혹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드루킹 특검이 1심에서 성공하며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특검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여당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안 통과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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