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정당성 확보해 4대강 보 처리 방안 마련할 것"
홍종호 교수 |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결정을 비판하며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민간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혔던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직을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홍 교수는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날 오후 2시 서울에서 비공개로 열리는 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위원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위원이 40명이 넘는데 위원장이 불참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를 안 하고 넘어가겠다고 하지만, 우리 민간 전문가들은 주어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우리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연구하는 방식과 절차는 예타 사업의 방법을 대부분 다 원용하고 있다"며 "그 방법에 더 충실하면서 집단 지성으로 4대강 평가 결과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홍 교수는 정부가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을 확정하려고 하자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천문학적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국책 사업의 절차적 정당성과 사회적 합리성을 최대한 답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예타를 건너뛰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소식 앞에 망연자실하다"고 적었다.
그는 2012년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대해 예타를 면제한 것은 국가재정법 위반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홍 교수는 페이스북에 "수십조원에 달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이 예타 면제로 확정된다면 더는 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해서도 안 되고 할 자격도 없다"고 위원장직 사퇴를 암시했다.
그의 우려대로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예타 면제 사업을 확정했다.
홍 교수의 의사를 전해 들은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그의 사퇴를 간곡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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