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외곽순환도로
“지역낙후도 개선효과 낮은 수준”
산재전문 공공병원
“병원 역할 세부계획 미흡”
동해선 단선전철화
“지역경제 활성화 평균의 4분의1”
정부 내세운 균형발전 기준
23개 사업 선정 근거론 부족 지적
기재부 “일부 과거 예타 때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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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떨어졌지만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부활한 사업 상당수가 이전 예타에서 ‘경제성’뿐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면에서도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예타 면제 사업을 선정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기준을 내세웠지만, 그 근거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정부가 전날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한 23개 사업 가운데 과거 예타를 받았던 사업 5개의 예타 보고서를 보면, 대부분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낙후지역·지역경제활성화 효과 낮다”
예타는 비용대비편익 지표로 주로 평가되는 경제성 이외에도 지역균형발전, 정책성 등을 살펴본다. 사업 타당성을 가르는 데 경제성이 큰 역할을 하지만, 보고서 세부 내용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에 미치는 영향도 일부 따져볼 수 있는 셈이다.
지역균형발전 분석은 우선 인구, 산업, 지역기반시설 등에서 지역 낙후도를 점검한다. 하지만 예타 면제 사업으로 뽑힌 ‘울산 외곽순환도로’ 사업의 경우 2017년 예타 조사에서 “지역발전 정도가 높아 지역낙후도 개선 측면에서 사업 시행의 효과가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재 전문 공공병원’이 추진되는 울산 울주군도 발전 정도가 상위권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 지역주민 삶의 질 개선을 앞세워 예타가 면제된 이 사업은 당시 “병원 역할 세부계획 수립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다른 지역균형발전 지표는 지역경제활성화 효과 지수다. 건설(투자)과정에서의 생산, 고용, 부가가치 창출이 얼마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지 따져보는 지표다. ‘동해선 단선전철화(포항~동해)’ 사업의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지수는 0.1544%에 그쳤다. 2008~2012년 예타가 진행된 다른 철도사업 평균값(0.6574%)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서남해안 관광도로 건설’ 일부구간(국도77호)의 지역경제활성화 효과 지수(0.3164%)도 예타사업 평균보다 다소 낮았다.
‘남부내륙철도’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지수나 낙후도 면에서 다른 사업들보다 점수가 높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평가에 참여한 6명은 만장일치로 이 사업에 대해서는 경제성 분석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건설 과정에서의 경제 활성화보다 철도가 놓인 이후 이용자 편의, 국가산단과의 연계, 교통분산, 환경 등을 모두 아우른 편익이 더 중요하다고 본 셈이다. 예타를 수행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경제성 분석 기준이 되는 편익에도 건설 이후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 지역균형 평가 없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23개 사업을 선정했다면서도, 개별 사업의 예타 면제를 판단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국가균형을 기준으로 사업을 골라내기 위한 새로운 정밀분석은 물론, 기존 예타 보고서에서 참조할 만한 세부 내용들도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각 사업별이 아닌 전체 프로젝트 차원에서 패키지로 선정했기에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의미가 크고 예타 때와 사업내용이 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지만, 사업내용을 변경하거나 사업들을 함께 추진하면서 어느 정도 균형발전 목적에 부합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단장은 “경제성이 낮았던 점은 차치하더라도 정부가 스스로 내세운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대체 어떤 기준으로 면제사업을 선정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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