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수도권 접경지는 예외로 뒀는데 같은 접경지라도 예타 면제 여부가 엇갈렸는가 하면, 이미 관련 인프라가 구축된 곳 인근에 유사한 시설을 또 짓겠다고 발표해 사업성이 떨어져 보이는 것들도 보인다.
정부가 애초 취지에 맞춰 균형감 있게 사업을 선정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부터 투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벌써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6개 지역에 총 24조1000억원을 투입해 총 23건의 철도·도로·산업단지조성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을 뛰어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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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서남부보다 옥정~포천 급했나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지역균형 발전이 취지인 점을 고려해 수도권 사업은 원칙적으로 제외한다고 했다. 다만 수도권이지만 낙후된 접경지역 사업은 별도로 고려한다고 했다. 도봉산 포천선이 이런 혜택을 받았다. 정부는 서울 지하철 7호선을 접경지역인 포천까지 연장해 경기 북부 외곽에 철도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수도권 지역에선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가장 불만이 많은 곳 중 하나는 청라와 송도 등 인천권이다. 인천 서구 청라신도시의 경우 2003년 경제자유구역 개발안이 나왔을 때 이미 7호선 청라 연장안이 포함돼 있었는데도 아직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10년도 훨씬 이전에 약속한 청라보다 양주와 포천을 먼저 연결한다는 게 과연 타당하냐"며 "9만명이 이미 사는 청라신도시 주민들은 언제까지 교통 불편을 겪어야 하나"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경기 북부권보다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이는 신분당선 수원 광교와 호매실 연장이 이곳보다 덜 급했느냐는 비판도 있다.
인천 안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영종과 신도를 연결하는 남북평화도로는 예타가 면제됐지만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은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포천과 같은 접경지라도 파주시가 예타 면제 대상 사업으로 건의한 지하철 3호선 파주 연장 사업은 이번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적자 공항 수두룩한데 인근에 또 공항?
정부가 이번에 예타를 면제하기로 한 새만금공항도 말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는 전북 글로벌 비즈니스 국제공항을 조성하기 위해 군산공항을 새만금 공항부지로 이전·확장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남부 지역만 하더라도 광주공항, 무안국제공항, 청주공항이 있는데, 여기에다 국제공항을 지어봤자 효과를 보기 어려울 거란 분석이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2017년 말 기준 구분회계손익계산서를 보면 김포, 김해, 제주, 대구공항을 제외한 광주·울산·청주·양양·여수·사천·포항·군산·원주·무안 등의 공항 운영사업은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무안의 경우 158억원 손실로 적자 규모가 가장 크고, 청주(85억원 손실)와 군산(38억원 손실) 광주(46억원 손실) 등도 죄다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고 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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