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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24조원 펑펑.. 용인경전철 꼴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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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9일 사업비가 24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공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도 거치지 않고 추진하기로 하면서 이들 사업이 자칫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정부 재정이 300억원 이상 투입되거나 사업의 규모가 500억원을 넘는 경우 사업 추진에 앞서 해당 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대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사업들은 그 규모 24조원을 넘는 엄청난 규모인데다 면밀한 사업성 검토조차 없이 사업을 추진할 경우 사업을 추진 과정에서 당초 사업비보다 훨씬 큰 금액이 투입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이 완공되더라도 해당 시설물의 운영 과정에서 사업성 부족으로 인한 운영난을 겪을 경우 해당 지자체가 해마다 재정으로 이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30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받아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24조1000억원으로 이 중 국민세금이 20조5000억원, 공기업이 3조원에 달한다. 민간자본은 7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금액의 2.9%에 그친다. 사실상 거의 모든 사업비를 국민이 직접 부담한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처럼 사업성 분석도 없이 급하게 추진하면 향후 공사 과정에서 사업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SOC 사업은 사업승인을 받고 예비타당성까지 통과한 경우에도 돌발변수가 생겨 사업비가 추가로 필요하게 되는게 일반적이다. 이에따라 이번에 발주될 24조1000억원의 사업은 이보다 훨씬 큰 금액이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데 업계에서는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또 해당 시설물이 완공되더라도 이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도 생각해봐야 한다. 사업성이 없는 경우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운영하는데 해당 지자체가 재정으로 해마다 메워야 하는 경우가 생길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논란이 됐던 용인경전철이 대표적 사례다. 용인경전철은 당초 건설계획 수립때 하루 16만명을 예상해 사업계획을 짜고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마쳤지만 이 사업은 완공 단계에서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운영권자인 용인시가 최종승인을 내주지 않아 시공사와 엄청난 갈등을 겪었었다. 용인경전철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남부에 건설되는 교통수단임에도 하루 이용객이 9000명 수준에 그치면서 용인시가 해마다 53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논란이 컸었다.

서울의 첫 경전철이던 우이신설선도 같은 사례다. 우이신설선은 개통 7개월만에 운행중단사고를 시작으로 운영난을 겪다가 결국 파산했다.

이밖에 정치적 선심성 공약으로 탄생한 지방공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좁은 국토에 과도하게 많은 공항을 건설하면서 양양국제공항을 비롯해 대부분의 지방공항은 10여년째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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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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