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4조원 규모 예타 면제 발표에 엇갈린 반응
예타 면제 지역구의원들, 여야 떠나 환영…제외된 의원들은 반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예타 면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예타 면제 사업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 반면, 야당은 문재인정부가 총선용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위해 예타를 면제하려 한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PG) |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면제 결정은 각 지역 성격에 맞는 필수 인프라 기반을 확충해 혁신 성장판을 열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사회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야당도 세금 낭비, 포플리즘으로 비판할 것이 아니라 균형발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 삶의 질 개선에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윤영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무책임한 총선용 인기영합·선심성 퍼주기 정책인 예타 면제는 미래 세대에 재정폭탄만 안길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시절 정부의 SOC 사업을 두고 '토건 국가'라며 비판해놓고 SOC 토건 사업을 선심 쓰듯 밀어붙이려 한다. 참 이율배반적"이라고 했다.
같은 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당 회의에서 "정책 실패를 국민 혈세로 메우겠다는 것으로, 내년 총선을 앞둔 선심성 현금살포"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내년 총선을 겨냥한 교활한 술수에 불과하다. 국민 세금으로 표를 사려는 질 낮은 정치"라며 "최소한의 경제성 고려도 없는 졸속 예타 면제로 미래 세대의 부담만 가중하게 생겼다"고 밝혔다.
같은 당 채이배 원내정책부대표는 당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올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자신했는데 그 수단이 예타 면제를 통한 단기건설부양이라면 자신의 공약을 폐기하는 수준을 넘어 재정원칙을 파기하는 것"이라며 "철저한 예타 면제 검증에 나서겠다"고 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의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4조7천억원의 고속철도 예타 면제를 안겨줬다. 결국 측근 챙기기를 위한 예타 면제인가"라며 "전북 관련 사업은 1조원밖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낙후지역을 볼모로 삼고 더 소외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의당은 김용신 정책위의장 명의의 논평에서 "지역 예산 나눠 먹기를 위한 예타 면제 결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면서 "이번 예타 면제 의결은 대규모 토건 사업으로의 회귀를 선언한 것으로, 예타 제도 자체를 무력화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는 잘못된 행정"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예타면제 대상 발표 |
한편,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개별 지역구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예타 면제 사업이 포함됐는지에 따라 표정이 엇갈렸다.
예타 면제 사업을 따낸 의원들은 보도자료 배포나 SNS 글 게시로 지역구에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인천 계양을이 지역구인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영종과 신도를 연결하는 평화도로 사업이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됐다.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신도∼강화도 구간 건설사업도 정부주도 사업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천 시민의 50년 숙원사업인 남부내륙철도 예타 면제와 문경~김천 철도 예타 선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남 목포가 지역구인 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서남해안 관광도로와 목포 수산식품수출단지 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됐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 등 정부 결단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협력에 감사드린다"고 환영했다.
무소속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도 페이스북에 "순창 주민께 기쁜 소식을 전한다. 순창 인계∼쌍치 위험도로 개선사업 예타 면제가 확정됐다. 꿈이 이뤄졌다"고 썼다.
반면, 경기도 수원이 지역구인 민주당 김영진(수원병)·백혜련(수원을) 의원은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이 예타 면제 사업에서 제외되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분당선 예타 면제 제외는 13년 전 국가가 주민들과 한 약속을 저버린 것으로, 역차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어떤 방법으로 주민들과 약속한 신분당선 연장선 착공을 할 것인지 솔직히 답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당 인천시당위원장인 민경욱 의원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300만 인천시민이 간절히 원했던 GTX-B 노선이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문재인정부가 '수도권 제외, 비수도권 특혜' 정책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인천 시민에 대한 홀대이자 역차별로, 문재인정부는 '상반기 중 예타 통과'를 인천시민께 약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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