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는 29일 오전 등록심사위원회를 열어 백씨의 재등록 신청 안건에 대해 7대2로 등록 인용 결정을 내렸다.
변협은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면서 “인권이라는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등록인용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변호사 등록도 취소됐다. 사법시험 합격자 가운데 양심적 병역거부로 기소된 것은 백 변호사가 처음이었다.
백 변호사는 2017년 5월 출소 후 변협에 변호사자격 재등록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커버스토리] '양심적 병역거부' 법조인 백종건씨...'죄'는 벗었지만 여전히 '심판대' 위의 삶
변호사법 제5조와 제8조 등에 따르면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변협은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변협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백 변호사의 재등록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백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세 번째 심사 끝에 변호사 재등록에 성공했다.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재등록이 거부된 데 대한 비판이 일자 변협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6월28일 헌재는 병역의 종류를 한정해놓은 병역법 5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지난해 8월 백 변호사는 재등록을 신청했지만 변협은 5대4로 등록 거부 결정을 내려서 논란이 됐다.
백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대법원 전원합의체 무죄판결, 대체복무제 도입 그리고 다시 찾은 변호사 등록까지 오랫동안 꿈꾸고 희망하던 그 일들이 하나씩 이뤄졌다”면서 “그동안 수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법조인으로서 사회적 약자들과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도움을 나누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 변호사는 사법연수생 시절부터 본인이 수감되기 직전까지 200명이 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무료로 변론했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첫 무죄판결 사례로 기록된 오승헌씨 역시 그가 변론을 맡았다.
| ||
백종건 전 변호사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죄’를 벗다”라는 기사가 게재된 경향신문(2018년 11월2일자)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 최신 뉴스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