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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대통령 측근에 쏠린 예타 면제…형평성 논란 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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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9일 발표한 예비타당성(예타) 면제 사업 목록을 놓고 지역별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지방자치단체장 및 정치인과 연관된 지역의 사업이 다수 선정된 반면, 그외 지역은 선정된 사업이 거의 없거나 선정되더라도 예산이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잇는 191.1㎞ 길이의 김천~거제 남북내륙철도는 경남도가 신청했던 사업 규모(5조3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4조7000억원이 반영돼 전체 예타 면제 사업 중 액수가 가장 크다. 전체 24조1000억원의 19%에 달한다. 문 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역점으로 추진해 온 사업으로, 지난달 문 대통령이 경남 창원을 방문해 사업 추진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충청권에서 예타 면제로 선정된 사업은 상당수가 청주와 맞닿은 사업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청주국제공항에서 제천까지 고속화 철도망 88㎞를 구축하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은 충북도의 요청대로 1조5000억원의 사업비가 그대로 반영됐다. 세종특별자치시와 충북 청주를 잇는 세종~청주 고속도로(8000억원)도 예타 면제 대상에 올랐다. 청주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지역구가 있는 지역이다.

이외에도 울산이 요청한 울산외곽순환도로(1조원)나 산재전문병원 건립 사업(2000억원)도 큰 변동 없이 면제 사업으로 꼽혔다. 역시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자체장으로 있는 지역이다.

조선비즈

정부가 발표한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 사업 목록. /자료=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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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청한 사업 상당수가 반영되지 못한 지자체도 있었다. 경북은 예타 면제를 신청한 사업이 거의 반영되지 못했다. 4조원 규모로 신청한 포항~동해 복선전철화 사업은 4000억원짜리 단선전철화로 사업이 대폭 축소됐다. 경북이 1순위로 신청한 7조원 규모의 동해안고속도로(포항~영덕~울진~삼척)는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 정부가 예타 면제 대상은 물론, 예타를 실시할 수 있도록 추진 가능성을 열어둔 사업 목록에서도 빠졌기 때문이다.

광주 역시 인공지능기반 과학기술 창업단지 조성 사업(1조원)과 광통신산업 맞춤형 제조혁신 플랫폼 구축 사업(8000억원) 등 총 1조8000억원의 사업을 신청했지만, 과학단지 사업만 사업비(4000억원)가 절반 이상 축소된 채 받아들여졌다. 제주의 경우에도 신항만 개발사업(2조8000억원)은 반영되지 못했다. 수도권에서도 경기도 수원 등지에서 요청한 신분당선 수원 광교~호매실 연장 등이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이와 관련해 "지역안배와 관련해선 의도적으로, 무조건적으로 지역별로 균형 있게 배분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두 개 이상 시도가 이어진 기간망을 우선 고려했다"고 밝혔다.

세종=김수현 기자(salm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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