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면제 분석]
평택~오송 고속철 복복선 예타 면제
지하에 복선 추가 건설, 3조 1000억
수색~광명 구간, 또 다른 악성 '병목'
해결 못하면 서울발 열차 더 못 늘려
전문가 "두 구간 병목 해소 안되면
남부내륙철도해도 열차 별로 없을 것"
설 귀성 기차표를 사려고 서울역에 몰려든 인파. 고속철은 병목 구간들 때문에 열차 운행 횟수를 제대로 늘리지 못하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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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발표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사업 현황을 전해 들은 교통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와 비슷했다.
정부는 이날 평택~오송 고속철도 46㎞ 구간의 지하에 복선 고속철도를 하나 더 놓아 병목을 해소하는 사업을 예타면제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업비는 3조 1000억원가량이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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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평택~오송 구간의 선로용량은 하루 190회로 경부고속철도가 개통할 당시에서 하나도 늘어나지 않았다. 선로 용량은 일정 구간에 하루에 투입 가능한 최대 열차 운행횟수를 말한다. 2004년 개통 당시에는 서울역 등에서만 KTX가 출발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호남고속철도와 수서고속철도(SRT)가 연이어 개통하면서 열차 운행을 늘려야 할 상황이 되자 이 구간이 심각한 '병목' 현상을 빚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평택~오송 복복선 건설사업을 추진했지만 예타의 경제성(B/C) 분석에 가로막혔다. B/C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인 1.0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SRT 고속열차.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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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망의 효율적인 활용과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임에도 B/C가 안 나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색~광명'이라는 또 다른 병목 구간이 있어서였다.
수색~광명(27㎞) 구간은 고속열차와 수도권 전철, 일반 열차 등이 같은 열차를 쓰고 있어 상당히 혼잡한 상황이다. 선로용량이 190회이지만 이미 포화상태다. 이 구간에서는 속도도 현저히 떨어져서 수색~광명 구간을 KTX로 가는데도 30분이 넘게 걸릴 정도다. 열차를 더 늘리지 못하는 건 물론이다.
그동안 국토부에서 수색~광명 구간의 병목 해소를 위해 지하에 고속철도 전용선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2조가 넘는 사업비 부담 등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철도 업계와 전문가들은 수색~광명 고속철도 전용선 사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큰 병목이 두 개가 있는데 이 중 하나만 뚫어서는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다"며 "이번에 예타면제된 남부내륙철도의 경우도 이들 구간의 병목이 해소되지 않으면 개통하더라도 운행 가능한 열차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수색~광명의 병목이 해소되지 않으면 현재로써는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고속열차 운행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다"며 "고속철도 수혜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에서 해당 사업의 예타면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종일 국토부 철도건설과장은 "평택~오송과 수색~광명은 사실상 동시에 사업에 들어가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종의 패키지 구간"이라며 "수색~광명에 대한 예타도 조만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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