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대폭 줄어 어차피 예산 추가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대전광역시 서구 대전시청에서 열린 '대전의 꿈, 4차산업혁명 특별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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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9일 총 23개 사업, 24조1000억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애초 신청 액수보다 총사업비가 대폭 축소돼 불만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균형발전이 아니라 선심성 토목사업 나눠 먹기 사업으로 제2의 4대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정부는 예타 면제와 관련해 "지역경제 활력 저하 속에 수도권과 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인구가 많지 않고 공공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은 발전을 위해 필요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타당성 확보에 애로가 있어 타당성 검증 등에 장기간 소요돼 적기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배경을 밝혔다.
특히 정부는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이 아닌 지역이 주도해 제안한 사업을 중앙이 지원하는 상향식으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총사업비 규모가 애초 지자체가 요구한 60조 원 규모에서 20조 원대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지자체 입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ㆍ도별로 1개씩 예타 면제를 약속한 상황에서 예타 면제는 예상됐지만 결국 향후 추진에는 사업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예타 면제는 예상했지만 총사업비가 크게 줄어들어서 향후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소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예타 면제 발표를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들지만 사실상 경기부양을 위한 ‘토목 SOC’ 사업을 지자체별로 수십조 원을 나눠주는 셈"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비롯해 2008년부터 5년간 88개 사업, 60조 규모의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했다.
또 정부가 낙후지역의 공공인프라 사업은 인구가 적고 구매력이 약하기 때문에 사업타당성이 부족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예타 면제 이유로 들지만 경제성이 부족하더라도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충분한 경우 종합평가에서 합격판정을 받은 사업이 2009년부터 5년간 82건, 40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실제 현재의 예비타당성조사 운영지침에서도 건설사업의 경우 경제성(35~50%)뿐 아니라 정책성(25~40%)과 지역균형발전(25~35%)을 중요한 항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만일 경제성보다 정책성이나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더 중시한다면 예타 조사를 면제할 것이 아니라 그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사회가 합의를 하면 된다.
이들 단체는 "문 대통령이 균형발전이 목적이라면 타당성 없는 사업에 예타 조사를 면제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낙후지역에 예산이 배정될 수 있도록 예타 조사 기준을 수정하고 각종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역자체단체별로 하나씩 나눠먹기식 대규모 토목사업을 배분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둔 선심성 투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로 건설업에는 호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정부의 SOC 투자 감축 기조 속에서 4.0%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2.3%나 급감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올해부터 SOC 투자가 본격화되면 건설경기가 크게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통상 지자체들이 총사업비를 신청할 때 액수를 상향해서 올리는 성향이 있다"며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세종=곽도흔 기자(sogood@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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