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보고회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와 함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대책 발표를 듣고 있다. 2018.12.13.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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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의 예비타당성(예타) 면제 대상을 발표한다. 광역시별 1곳씩 결정되다고 가정하면 약 30조원 안팎의 정부 예산 집행이 속도감을 낼 수 있다.
예타 기간은 평균 15개월이 소요된다. 면제 사업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첫 삽을 뜰 수 있다. 2년차에 접어든 광역·지역자치단체장들도 제각기 공약으로 내세운 굵직한 지역 숙원사업을 해냈다는 신뢰를 얻는 기회다.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규모 SOC 사업에 수반되는 일자리 창출은 덤이다.
◇예타 면제…님(예산)도 보고 뽕(총선)도 따고, 여당(누이) 좋고 매부(야당)좋고=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지역구 의원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예타 면제 앞에선 여야 없이 힘을 모아 정부 부처에 '예타 면제 요청'을 한다.
예컨대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을 방문해 5조3000억원 규모의 서부경남KTX(남부내륙고속철도) 예타 면제와 관련 “남부내륙 고속철도는 경남·경북 내륙지역의 균형발전,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곧 결정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경남 지자체는 물론이고 지역구 의원들도 '사실상 예타 면제 약속'이라며 환호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의 경남 방문 한 달 전인 11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국회를 방문해 '경남 여야정협의체' 모임을 만었다. 여기엔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한국당 이주영, 여상규, 김재경, 이군현, 박대출, 김한표, 윤한홍 의원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여야 의원은 '경남의 발전앞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며 가장 먼저 서부경남 KTX사업에 대해 참석의원 공통으로 조속한 추진 촉구에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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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가 뭐길래…신청만 가능해도 '만세'=예타 면제는 말 그대로 '대형 호재'다. 하지만 면제를 받지 못해도 예타 조사 결과에 따라 SOC사업을 유치할 수 있다.
28일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당 윤관석, 박찬대 의원과 공동으로 '국토교통부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대상사업 선정' 만으로도 홍보 안내자료를 배포했다. 기재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라서다.
제2경인선 건설 사업은 2028년까지 총 사업비 약 1조1000억원이 소요된다. 국가 재정법에 따르면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나 재정지원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인 경우 기재부에 예타 조사를 받아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서 총괄 수행한다.
기재부 예타 조사를 받기 위해선 우선 소관 부처의 사전타당성조사와 투자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제2경인선 건설 사업의 경우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사전타당성조사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의 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한 셈이다.
접수 받은 기재부 예타는 재원조달방안, 중장기 재정소요, 효율적 대안 등을 함께 검토해 예산 편성과 기금운용계획에 반영한다. 특히 경제성 타당성 확보율(B/C)이 1점 이상일 경우 예산 편성 가능성이 높아진다.
맹 의원은 제2경인선 건설 사업 관련 "교통수요 편익은 총 1032억원에 2조 8097억원의 생산유발효과 및 1만7412명의 고용유발효과가 기대된다"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진행한 사전타당성조사 결과 B/C 값이 1.10으로 높게 나와 예타 타탕성을 확보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이창우 기자 = 5일 정부 서울청사 국가균형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정부 차원에서 한전공과대학(켑코텍·Kepco Tech) 조기 설립을 지원할 '한전공대 범정부 설립지원회' 첫 회의가 열린 가운데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2.05 (사진=국가균형발전위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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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존재 '필수불가결'…기간·기준은 '고치자= 예타는 정부 재정의 공정하고 투명한 집행의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따르면 1999년 예타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17년 말까지 모두 685건(조사완료 사업 기준)의 예타 조사가 실시됐다. 이중 도로사업(239건)과 철도사업(125건)이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총사업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 기간 예타 조사는 323조2000억원 규모의 사업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도로 및 철도 부문사업의 총사업비가 전체의 약 68.1% 정도를 차지했다. KDI는 현재 진행중인 예타까지 포함할 경우 767건이 수행됐는데, 타당성 유무를 기준으로 보면 약 141조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다만, '평균 15개월'이라는 시간때문에 예타에 목을 메는 상황이 매번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역의 공공 인프라 사업들은 인구가 적기 때문에 자연히 예타를 통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예타 면제·개편을 시사했다.
기존의 예타 타당성 기준이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당정은 예타 면제 기준에 '일자리 창출' 과 같은 새로운 항목을 넣거나, 예타 평가 기준에 '사회적 가치’ 와 같은 非(비)경제적 항목을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수석대변인도 2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예타 면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역균형발전, 지역활성화를 봐주기 바란다"며 "각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고, 여야 가리지 않고 관심이 많은 사업들이다"고 설명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기존 예타 기준은 특정지역은 잘되면 계속 사업을 하는 반면 낙후된곳은 계속 낙후되는 불균형 사례가 확산되는 것도 문제다. 예타 면제로 지역 균형 발전을 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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