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 위원회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과거사 위원회는 재심 등 법원의 판결로 무죄가 확정된 사건 가운데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검찰권 행사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 침해 의혹이 상당함에도 검찰이 수사 및 기소를 거부하거나 현저히 지연시킨 사건 등을 조사 대상으로 한다. 2017.12.12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에 대해 “당시 검찰이 국무총리실의 불법사찰을 알고서도 수사하지 않았다”는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대검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법무부와 검찰에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8일 알렸다.
과거사위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청와대와 총리실 비선조직이 민간인 등을 광범위하게 불법사찰 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검찰은 정치 권력을 향한 수사를 매우 소극적으로 벌였다”고 비판했다.
해당 사건은 2008년 7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희화화한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김종익씨를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불법 사찰한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당시 국민은행에 인력을 공급하던 KB한마음 대표 김씨는 2008년 결국 회사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후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됐으나 오히려 검찰이 사건의 진상을 축소하거나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과거사위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또 불법사찰 의혹에 대한 1차 수사는 물론 내부 폭로로 촉발된 2차 수사까지도 수사를 소극적으로 했다고 봤다.
특히 1차 수사에서 검찰의 지원관실 압수수색이 지연돼 증거인멸의 빌미를 줬다고 판단했다. 다만 권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노환균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이에 연루된 고위직들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는 규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서 청와대의 개입 정황이 담긴 USB가 대검 중수부에 건네진 뒤 실종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수사 방해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도 USB 7개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은닉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찰 지휘부 수사지휘권 행사 기준 마련 및 이의제기 절차 도입 ▶김경동 행정안전부 주무관 USB 소재 및 사용 여부 감찰 ▶기록관리제도 보완 ▶종국 처분 후 후속 수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 마련 ▶사건 장기 방치 방지제도 마련 등을 권고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부담없이 즐기는 서울신문 ‘최신만화’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