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지난해 3월 6일 정부과천종합청사 내 법무부에서 첫 연선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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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 당시 검찰이 이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부실하게 수사해 정치권력을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 조사 및 심의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검찰은 민간인 김종익 (당시 KB한마음 대표)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 시부터 지원관실의 불법사찰 등 행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인지해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은 2008년 6월 김 전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블로그에 게시하면서 시작됐다.
그해 7월 신설된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불법사찰에 나서 김 전 대표가 회사 지분을 처분하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고 경찰에 수사토록 한 사건이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2008년 9월 경찰에 김 전 대표의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김 전 대표 사건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
검찰은 김 전 대표 사건을 수사했지만, 소극적인 수사로 청와대 등의 개입 여부를 규명하지 못했다. 외려 적극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축소하거나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과거사위는 또 “1차 수사 당시 피의자들이 사용한 대포폰에 대한 수사를 매우 소극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는 청와대 비서관 등의 증거인멸 관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1차 수사가 검찰 수뇌부나 청와대 고위직 공무원의 압력에 의해 중단됐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이 부분은 진실규명이 불가능했다고 단서를 달았다.
과거사위는 당시 이명박 정부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이 공직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청와대 증거인멸 지시’ 폭록 이후 진행된)2차 수사에도 청와대 윗선 가담 관련 수사를 소극적으로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과거사위는 “검찰은 대통령 등 정치권력에 대한 수사를 매우 소극적으로 진행했다”며 “오히려 불법을 자행하는 정치권력을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과거사위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권고하는 한편, 장 전 주무관의 전임자인 김모 주무관의 UBS의 소재 및 부적절한 사용 여부에 대한 감찰이나 수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김모 주무관의 UBS는 불법사찰 정황이 담긴 물증으로 평가된다.
또한 △검찰 지휘부의 수사지휘권 행사기준 마련 및 이의제기절차 도입 △ 기록관리제도 보완 필요 △종국처분 이후 드러난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책임감 있는 후속 수사가 가능한 제도 △사건 배당 후 수사 진행 없이 방치하는 것을 방지할 제도 마련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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