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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예타 면제] ③"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vs "예산 낭비 우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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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균형발전 위해 시급한 지역 인프라 예타 면제"

"막대한 세금 들어가 국민 부담되는 만큼 신중해야" 지적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가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일부 대형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기로 했다. 지역균형발전과 건설경기 활성화를 꾀하자는 취지다.

면제 사업은 오는 29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전을 찾아 "시급한 지역 인프라 사업에는 예타를 면제하는 트랙을 시행하고 있다"며 "원활하게 균형발전이 이뤄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역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를 적극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만큼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예타 면제는 막대한 세금 들어가는 만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7호선 연장 예타 면제 촉구하는 포천 주민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경기도 포천 주민들이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7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촉구하고 있다. 2019.1.16 jieunlee@yna.co.kr



◇ "지역 인프라 구축,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문 대통령의 언급은 동시에 현 정부 최대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경제 활력 제고가 중요하다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가 예타 면제를 신청한 사업은 33건이며, 사업비 규모는 61조2천518억원에 이른다.

이들 사업 가운데 절반이 예타를 면제받아 조기 착공된다고 할 때 지역에 풀리는 돈은 30조원을 웃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만한 호재가 없다.

충북도가 신청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을 하려면 1조4천500억원이 필요하다.

충북도는 전국적으로 1조6천3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2천516억원의 임금유발 효과, 1만2천64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전시도 6천382억원이 소요되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사업 과정에서 1만2천명 고용유발 효과와 1조8천억원 생산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핑크빛 전망 아래 주민들도 각 지역 사업들의 예타 면제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 주민 1만3천여명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수도권전철 7호선 포천 연장 사업의 예타 면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조용춘 포천시의회 의장 등 200여명은 삭발까지 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예비타당성 검토 면제 중단 철회하라"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경실련, 녹색교통운동, 환경운동연합 대표자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신규사업 예비타당성 검토 면제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1.23 hkmpooh@yna.co.kr



◇ "투입된 재정 결국 국민이 부담…건설사에 혈세 퍼줄 뿐"

정부가 오는 29일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들 사업에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타 면제가 남발될 경우 사업 추진의 적합성 여부를 살피겠다는 예타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타 면제를 신청한 사업들 가운데는 이미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된 사업들이 일부 포함됐다.

2016년 6월부터 기획재정부의 예타가 진행됐지만 비용편익(B/C) 분석이 낮게 나온 대구시의 산업선 철도와 지난해 1분기 예타에서 탈락한 강원도의 제천∼영월 고속도로 등이 그렇다.

이와 관련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녹색교통운동, 환경운동연합은 23일 청와대 앞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예타를 진행조차 하지 않은 사업들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며 "대규모 재정이 투입된 정책의 실패는 정책결정자가 아니라 전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사업성이 없는 사업에 민간사업자를 유치하려면 재정지원 확대, 요금 증가 등 특혜를 줄 수밖에 없다"며 "예타 면제는 재벌 건설사들에 막대한 혈세를 퍼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표면적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웠지만, 내년 4월 21대 총선을 겨냥한 지역 선심성 정책이란 지적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총선용'이라며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정치 쟁점화할 태세다.

환경파괴 우려도 제기된다.

제주도는 제주신항만 건설사업의 예타 면제를 신청했다가 난개발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당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 "대규모 해양 매립으로 인한 환경 훼손과 지역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크루즈 산업을 위한 제주신항만 사업을 예타 면제 대상에 신청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우성 강종구 손대성 최영수 이승형 최병길 김상현 황봉규 우영식 임보연 정윤덕 고성식 장영은 장덕종 심규석 기자)

cob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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