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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인터뷰③]이열음, 데뷔 6년만에 연기와 `진짜`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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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열음이 1년 반 공백을 통해 "연기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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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열여덟 살인 2013년, 드라마 ‘더 이상은 못 참아’로 데뷔해 ‘중학생 A양’, ‘고교처세왕’,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가족을 지켜라’,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몬스터’, ‘애간장’, ‘엄마의 세 번째 결혼’ 등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이열음. ‘대장금이 보고있다’를 마친 소감을 묻자 “예전에 비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작품과 캐릭터를 대하다 보니 하나하나 의미도 크고, 그만큼 아쉬움도 크게 느껴진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연기를 조금 쉬어 보니 ‘내가 정말 연기를 좋아했구나’, ‘연기 안 하면 공허하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그러다 보니 바쁘게 일하면서 즐겁고, 몸은 힘들어도 바쁘게 일하면서 해왔던 게 감사하고 행복한 거구나 싶었죠. 열심히 해서, 이열음의 스물넷, 스물다섯 살의 모습을 많이 남기고 싶어요.”

‘몬스터’ 이후 1년 반 가량 뜻하지 않은 공백을 가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열음은 “아무래도 학생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캐릭터 폭을 넓혀보기 위해 한동안은 미팅이나 오디션도 보지 않고 지냈어요. 그 사이 제가 이현정(이열음 본명)으로서도 어떻게 살아볼 수 있을지, 그런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생각하며 좋은 캐릭터, 좋은 작품을 기다렸죠. 자기개발 하는 시간도 가졌고요. 의도치 않게 쉬게 된 거지만 그 시간들이 오히려 저를 되돌아보게 하고, 배우 활동에 대한 절실함과 확신을 준 것 같아요. 더 늦게 이걸 알았다면, 그 사이에 했던 작품들에게 미안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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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음은 작품 활동을 잠시 쉬고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알찬 시간`을 가졌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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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처럼, 공백기는 이열음이 한 발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데뷔 6년 만에 만난, 어쩌면 사춘기보다 더 지독한 질풍노도의 시간.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더 깊숙이 들여다봤단다.

“이전까지 저는 작품 속 캐릭터가 제 성격인 줄 알고 있었어요. ‘본인 성격과 캐릭터가 잘 맞는 것 같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런 것 같다고 해왔는데, 막상 작품 캐릭터들을 안 맡고 1년~1년 반을 지내니까, 제가 제 성격을 모르겠는 거죠. 사람들을 만났을 때, 웃어야 할지 웃지 않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색하게 대화하고, 눈도 잘 못 마주치고 그랬어요. ‘눈을 보고 얘기해야지’ 이런 이야기도 들었는데, 그런데 그게 어려웠어요. 내가 나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고. 친구 사귀는 것도 어려웠어요. 이런 걸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눈을 마주치면서 이야기하는 거부터 시작해서, 이열음이 아닌 이현정으로서 느끼는 것들을 해보자 싶었죠.”

나 홀로 해외여행 등 혼자 하는 일들을 많이 경험했다는 이열음. 기억에 남는 순간은 고교 은사님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제가 나온 여고 선생님께서 후배들에게 진로 강의를 해달라고 하셔서 교단에도 서봤죠. 주로 연예인 이야기를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직업에 대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후배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친구들이 인생에 좋은 결정을 할까 이야기해줬는데, 후배들이 줄 서서 꽃다발도 주더라고요. 그 시간을 통해 오히려 저는 힐링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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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열음이 '열심히 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철학과 함께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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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신을 돌아보며 연기에 대한 절실함을 더 갖게 됐다는 이열음. 그는 “예전엔 무조건 ‘잘할 수 있다’는 패기로 똘똘 뭉쳤던 것 같다. 지금 예전 작품을 보면 눈빛에는 아무 것도 없더라. 지금은 나를 믿고 맡겨주신 분들에 대한 책임감을 더 갖고 작품에 임하고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저는 앞으로가 기대가 되고 설레요. 항상 되돌아보면 그 때 그 때 나름대로 고군분투 했던 것 같아요. 잘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런데 항상,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즐길 여유가 없고, 무조건 급하게, 쫓기듯이, ‘잘 해야 하는데’ 하는 긴장만 하고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무조건 열심히가 아니라 즐기면서 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을 남겨놓을 준비가 된 것 같아요. 그런 기회, 그런 제 모습을 많이 남겨놓고 싶어요. 그렇게 지나온 시간을 민망해하고, 한편으론 비웃어줄 수 있을 만큼 좋은 배우가 되겠습니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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