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씨는 요즘 고민이 생겼다. 초등학교 2학년생인 딸 아이가 최근 가슴몽우리 증상으로 스트레스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또래보다 키도 작은 편인데 너무 이른 나이에 2차 성징이 온 것은 아닌지’, ‘성장이 일찍 멈추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 커져 병원을 찾기로 했다.
또래보다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가 빠른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년도 기준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연간 병·의원에서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환자는 △2014년 7만2152명 △2015년 7만5945명 △2016년 8만6352명 △2017년 9만5524명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성조숙증 환자는 여아가 압도적으로 많다. 9만5524명 중 여자 아이가 86만77명이고 남자 아이는 9447명이다. 남녀 모두 5세~14세 연령대에 가장 많이 병원을 찾았다. 성비는 여자가 훨씬 많지만, 남자의 경우 2차 성징이 눈에 띄지 않아 보호자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래보다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가 빠른 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년도 기준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연간 병·의원에서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환자는 △2014년 7만2152명 △2015년 7만5945명 △2016년 8만6352명 △2017년 9만5524명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성조숙증 환자는 여아가 압도적으로 많다. 9만5524명 중 여자 아이가 86만77명이고 남자 아이는 9447명이다. 남녀 모두 5세~14세 연령대에 가장 많이 병원을 찾았다. 성비는 여자가 훨씬 많지만, 남자의 경우 2차 성징이 눈에 띄지 않아 보호자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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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
◇ 키 성장 막는 성조숙증, 몸에서 보내는 신호는
성조숙증 환자가 급증하게 된 원인으로는 소아 비만 증가, 환경 호르몬 노출, 스트레스, 가족력 등이 꼽힌다. 대부분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나타나지만, 매우 어릴 경우 뇌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성조숙증을 방치하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 성장을 방해한다.
여아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 이전에 가슴 몽우리가 발달한다면 검사를 해봐야 한다.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가슴 몽우리가 생기고 자궁이 커지면서 초경을 하게 된다.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초경이 시작되는 경우도 성조숙증 가능성이 있다. 남아는 사춘기 초기에 고환이 커진다. 고환에서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고환이 커지고 음모와 음경이 발달하고 변성기가 찾아온다. 사춘기 나이가 되면 남자 여자 모두 부신에서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머리 기름, 냄새, 여드름, 음모, 액모 등의 사춘기 징후가 나타난다.
김신혜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영유아의 가슴에 멍울이 생겼다고 해서 유두를 마사지하거나 유즙을 짜는 등의 자극은 오히려 유즙 분비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연약한 피부를 통해 세균감염이 발생하면 자칫 치명적인 전신 감염으로 진행할 수도 있어 위험하므로 자극을 주지 말고 멍울의 크기 변화나 2차 성징이 동반되는지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조숙증을 진단하려면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고, 비만도, 2차성징의 출현 정도 등을 진찰한다. 이와 함께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골연령을 검사하고, 혈액에서 성선자극호르몬, 성호르몬 농도, 성장인자 농도 등을 측정한다.
성조숙증은 시상하부나 뇌하수체의 호르몬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중추성 성조숙증’과 고환·난소·부신 등에서 성호르몬 분비에 장애가 생기는 ‘말초성 성조숙증’으로 나뉘는데, 중추성 성조숙증이 아닌 경우 난소와 자궁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초음파를 실시한다. 만 6세 이전에 성조숙증이 오는 경우 호르몬 중추인 뇌하수체를 비롯해 뇌 병소를 확인하기 위해 뇌 MRI촬영을 하기도 한다.
◇ 사춘기 지연치료는 조기에
성조숙증은 진단만으로 무조건 치료를 시행하진 않는다.
김기은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가슴발달 증상은 있으나 성조숙증에 해당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성조숙증은 있으나 치료시작 시기가 늦어 치료 효과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있다"며 "환아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의사의 판단 하에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만 치료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성조숙증으로 진단한 경우,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사춘기 지연치료’를 실시한다. 4주에 한번씩 병원을 방문해 피하 또는 근육에 주사를 맞는다. 대개 본인 나이와 성장판 나이가 비슷해지며 골연령이 만 12세가 될 때까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종료 시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또래보다 키는 작은 데 성조숙증이 오는 경우나 사춘기 지연치료 중 성장 속도가 저하되는 경우 성장호르몬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성장호르몬제로 성조숙증을 치료할 수는 없다.
성조숙증 환자는 신장은 작은데 또래보다 발달한 신체와 다른 외모로 인해 소외감, 심리적 부담감, 스트레스 등으로 원만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난 아이의 경우 청소년기 탈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혜순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들이 자극적인 사진과 영상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성조숙증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자극적인 콘텐츠는 뇌 신경을 자극해 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므로 분별력이 미숙한 아이들을 위해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준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뒤늦게 병원을 늦게 찾는 부모가 적지 않아 안타깝다"며 "성조숙증은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내분비계 질환으로,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성조숙증 여부와 종류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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