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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4강 길목 ‘복병’ 만난 벤투號 … 카타르 ‘귀화 콤비’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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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밤 아부다비서 8강전 격돌

세계일보

대형 국제 스포츠대회에서는 언제나 ‘신데렐라 팀’이 나오게 마련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현재까지 최고의 신데렐라는 단연 카타르다. 2015년 대회 전까지는 아시안컵에 9번 참가해 단 6승만을 거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벌써 4승째를 거두며 8강까지 진출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훌륭하다. 16강까지 4경기에서 11득점 무실점으로 단순 득실점만 따지면 이번 대회 초반 최고의 팀이다.

이런 카타르가 이번엔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앞을 가로막고 섰다. 한국과 카타르는 25일 밤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4강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한국으로서는 우승 전선에서 만난 뜻밖의 암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의 성과가 운이나 잠깐의 기세의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부담스럽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가 긴 시간 전략적으로 유소년 선수들을 육성했고, 그 성과가 이번 대회에서 나오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FC바르셀로나 유스팀을 지도한 스페인 출신의 펠릭스 산체스 감독을 영입해 2013년 19세 이하(U-19) 팀을 맡겼고, 산체스 감독은 이후 20세 이하, 23세 이하 대표팀을 거쳐 2017년부터 성인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번 대회 카타르 대표팀의 절반이 23세 이하로 대부분 산체스 감독의 손길을 거쳐온 선수들이다. 카타르의 이번 대회 호성적은 오일머니와 유럽 유소년 시스템이 결합된 결과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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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삼 알라위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알모에즈 알리(23·알두하일)와 바삼 알라위(22·알두하일)의 활약이 무섭다. 두 선수 모두 카타르가 유소년 시절 귀화시켜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며 애지중지 키워온 선수들로 사실상의 성인무대 데뷔전인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폭발시켰다. 이 중 아프리카 수단 출신의 공격수 알리는 이번 대회 득점왕 유력 후보다. 지난해 1월 AFC U-23 챔피언십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아프리칸 특유의 탄력과 현란한 발재간, 빼어난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북한전 4골을 포함해 7골이나 넣었다. 득점 2위 엘도르 쇼무로드프(우즈베키스탄·4골)에 3골이나 앞서 있어 이번 대회도 득점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이라크 출신의 측면 수비수 바삼 알라위는 뛰어난 세트피스 능력으로 후방지원을 한다. 조별리그 레바논전 첫 득점, 이라크와의 16강전 결승득점 등 두 번이나 그의 프리킥이 골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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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모에즈 알리


8강전에서 카타르는 총력 수비를 펼치는 가운데 이 두 선수를 중심으로 한 방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경기와 이라크와의 16강전에서 역습 축구에도 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두 경기 모두 점유율에서 상대에게 크게 밀렸음에도 사우디전에서 알리가 두 골, 이라크전에서 알라위가 한 골을 득점해 승리했다.

한국대표팀이 이런 카타르를 상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실수의 최소화다. 파울로 벤투 감독 특유의 ‘지배하는 축구’로 상대를 압박하되 빌드업 과정에서의 패스 미스, 위험지역에서의 파울 등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여 두 선수가 펼치는 역습 기회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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