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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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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지현, 안태근 실형에 첫 심경 "가해자에게 경고, 피해자에게 용기와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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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을 폭로해 한국 미투운동의 중심에 선 서지현 검사/정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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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한 뒤 인사보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 전 검사장이 징역 2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데 대해 서지현 검사가 입장을 밝혀왔다.

23일 자택에서 안태근 전 검사장의 유죄판결 소식을 들었다는 서 검사는 “오늘 선고 결과가 기존의 그리고 앞으로의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경고가 되고 피해자들에게 큰 용기와 위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서 검사는 애초 검찰의 부실한 수사로 인해 유죄판결을 기대하지 않았기에, 안 전 검사장이 법정구속됐다는 소식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서 검사는 “검사로서 정의를 말하는 것, 진실을 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진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밝혀지고야 만다”고 말했다. 아래는 서 검사가 경향신문에 보내온 메시지 전문.

검사로서 정의를 말하는 것, 진실을 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실을 밝히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고통도 컸지만 제가 가진 유일한 힘은 진실이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진실을 있는그대로 말하는 것뿐이었습니다.

한명의 검사로서 또한 한명의 피해자로서 정의가 이기는 것을 진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밝혀지고야 만다는 것을 보게 되었고 입증하였다는 것에 기쁨과 위안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어떤 한 사람을 벌주거나 비난하기 위해서 앞에 나섰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입을 연 것은 검찰이 정의롭지 못하고 가해자가 처벌받기는 커녕 옹호받고 오히려 피해자들이 비난받고 고통받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검찰이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 범죄자는 제대로 처벌받고 피해자는 제대로 보호받는 사회가 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러한 당연한 것을 원한 댓가로 더이상 검사로서도 변호사로서도 생활하지 못한다고 해도 평생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삶을 산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오늘 선고 결과가 기존의 그리고 앞으로의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경고가 되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많은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용기와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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