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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TEN 인터뷰] ‘극한직업’ 공명 “류모티콘(류승룡) 형님 덕에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어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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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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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에서 마약반 막내 형사 재훈 역으로 열연한 배우 공명. /조준원 기자 wizard333@

뚜껑을 쓴 듯한 바가지 머리에서부터 웃음의 기운이 스멀스멀 느껴진다. 정신머리 한 부분이 빠진 듯한 표정도 우스꽝스럽다. 영화 ‘극한직업’의 배우 공명이다. 공명은 마약반의 열혈 막내 형사 재훈을 연기했다. 부드럽고 순한 이미지로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게 하던 공명이 이번 영화에서는 웃음 폭탄을 터트린다. 재훈의 넘치는 의욕과 엉뚱함이 사고를 부르기도 하지만, 그런 순수함이 오히려 귀엽게 느껴진다. 공명은 “코미디 영화는 극장에서 다 같이 웃으면서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촬영하며 내가 느낀 행복함을 관객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10. 이번 영화는 오디션을 보고 출연했나?
공명: 회사를 통해 들어온 시나리오를 보고 담당자께 하고 싶다고 졸랐다. 그렇게 해서 감독님과 미팅 자리를 갖게 됐다.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지만 이병헌 감독님 작품이라는 것, 멋진 선배님들이 캐스팅됐다는 걸 듣고 너무 하고 싶었다. 류승룡 선배님, 이하늬 누나, 선규 형, 동휘 형…그 이름들을 들었을 때 하고 싶은 마음에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10. 류승룡과는 나이 차가 꽤 나는데 어렵지는 않았나?
공명: 두 바퀴 띠동갑이 무색할 만큼 승룡 선배님의 마인드가 젊으시다. 이모티콘도 많이 쓰셔서 저희가 ‘류모티콘’이라고 부르곤 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류승룡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쓰지만 현장에서는 ‘형’이라고 불렀다. 선배님이 먼저 ‘형’이라고 부르라면서 막내인 나를 편하게 이끌어주셨다. 현장에서 나는 ‘큰 형’에게 딱 달라붙어 애교도 부렸다. 집에서는 맏형이지만 촬영장에서 막내로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 사랑에 심취해 있다.(웃음)

10. 선배들이 조언을 해주기도 하던가?
공명: 재미있는 아이디어나 애드리브가 떠오르면 제게 해보라고 알려줬다.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워크도 만들어졌다.

10. 코미디 영화라서 힘들지 않았나?
공명: 코미디 장르라기보다 하나의 작품으로 봤다. 코미디지만 억지로 웃기려고 덤비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10. 극 중 실수로 마약을 먹고 ‘약 빤 연기’를 선보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공명: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고민했다. 다행히 후반부에 촬영해서 마음이 한결 편했다. 승룡 선배가 다도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차를 내어주셨는데, 덕분에 촬영장에서 다 같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분위기가 됐다. 그러면서 좀 편해질 수 있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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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의 공명. /CJ엔터테인먼트

10. 이병헌 감독의 전작 중 좋아하는 작품이 있나?
공명: ‘스몰’을 좋아한다. ‘바람 바람 바람’에서도 감독님 특유의 말맛이 코미디에 묻어난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는 감독님이 또 어떤 말맛을 보여줄지 기대했다.

10. 같이 작업해 보니 어떤가?
공명: 처음에는 사실 혼란스러웠다. 작품 속 말맛이 뛰어난 감독님이라 실제로도 말씀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거의 모니터룸에만 계셨다. 아니다 싶을 때는 정확하게 짚어주신다. 그렇게 두 달, 세 달 촬영하다보니 어느새 감독님만의 코미디 스타일에 녹아드는 느낌이 들었다.

10. 극 중 치킨집에서는 주방 보조로 양파 썰기에 열심이다. 원래 칼질을 잘하나?
공명: 서툴다. 장면은 짧지만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정석대로 칼질을 배웠다. 양파를 망째로 집에 들고 가서 썰고 또 썰었다. 엄마한테 남은 양파가 있으면 달라고 해서 또 연습했다. 나중에는 썰어놓은 양파가 처치 곤란일 지경이 돼서 이웃집에도 나눠주고 양파만 수두룩한 볶음밥을 해먹기도 했다.(웃음)

10. 큰 상업영화는 처음인데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며 웃음을 유발하는 데 한몫했다. 대표작이 될 거라고 내심 기대할 것도 같은데.
공명: 지난해 ‘극한직업’을 촬영했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선배님들과 스태프들이 나를 많이 챙겨주시고 예뻐해주셨다. 그런 작품인 ‘극한직업의’ 재훈이 나의 대표 캐릭터가 된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본 분들이 칭찬을 해주시면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잘했다는 얘기를 애써 안 들으려고 했다. 도취돼서 자만해지는 걸 스스로 경계하고 있다.

10. 드라마 ‘혼술남녀’ 이후의 작품들이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고민은 없었나?
공명: 불안함과 조급함에서 오는 고민은 아니었다. ‘혼술남녀’ 이후 드라마에서 주연도 맡고 예능에 출연하는 등 여러 경험을 쌓았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저 쉼 없이 일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 작품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10. 연기를 처음 시작한 건 어떤 이유에서 였나?
공명: 고등학생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차였다.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 쪽으로 준비할까 생각도 했다. 집이 경기도 구리인데, 어머니께서 다른 경험도 해보고 소심한 내 성격도 개선할 겸 해서 모델 학원에 보내주셨다. 그 학원에서 연기를 처음 접했다. 지금도 소심하긴 하지만 그 때에 비해선 많이 대범해진 것 같다. 카메라 앞이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얘기할 수 있게 된 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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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된 ‘런닝맨’ 첫 출연 소감을 묻자 공명은 “다섯 명이 함께 한 추억거리를 하나 더 만들었다”며 즐거워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배우라는 직업은 잘 맞나?
공명: 맞다기보다 재밌어서 계속하고 싶다. 사람들은 내면에 많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나도 그렇다. 연기하면서 감정들을 꺼내는 게 좋다. 또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기쁘고 짜릿하다.

10. 배우가 극한 직업이라고 느낄 때도 있나?
공명: 혹한이나 혹서에도 촬영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힘든 직업이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한다. 어떤 일이든 극한이라고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극한 직업이다’라고 얘기하기에도 난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민망하다. 악조건이더라도 시청자나 관객을 위해 연기를 해내야 하는 것이사랑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0. 동생인 도영은 그룹 NCT 멤버로 활동한다. 선배로서 동생에게 조언을 해줄 때도 있나?
공명: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해주고 싶어도 동생과 분야가 달라 잘 모르니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동생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형이 되려고 노력한다.

10. 차기작이 궁금하다.
공명: ‘기방도령’이라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영화로 사극은 처음이다.

10. 고정적으로 부드럽고 순한 이미지가 있긴 하다. 이를 깨고 싶다는 생각은?
공명: 그런 갈증은 항상 있다. 그래서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의 캐릭터, 사이코패스처럼 극으로 치닫을 수 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욕심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해온 캐릭터도 계속 하고 싶고, 또 다른 것도 하고 싶다.

10. 이번 영화의 관객 수를 예상해본다면?
공명: 상업영화가 처음이라 사실 스코어의 기준을 잘 모른다.(웃음) 다만 다섯 명이 함께 2주, 3주…그렇게 무대인사를 오래했으면 좋겠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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