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성추행 폭로 1년만에 ‘인사 불이익’ 결론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성추행 피해 여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53·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인 서지현(46·33기) 검사의 폭로 이후 미투운동이 촉발된 지 1년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2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서 검사가 실제 인사불이익을 받았고, 안 전 국장의 개입으로 인한 것이라고 결론냈다. 재판부는 “(안 전 국장이)성추행 비위를 덮기 위해 검찰국장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보상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피해자에게 인사상 불이익까지 줬다”며 “공정한 검찰 인사에 대한 국민과 검찰 구성원의 기대를 져버렸다”고 지적했다.
재판 과정에서 안 전 국장은 ‘검찰국장이 실무적인 부분까지 관여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줄곧 부인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인사담당 검사가 피해자인 서지현 검사를 여주지청에 유임하거나, 차치지청 이상 배치하는 인사안을 작성했다가 그 후에 통영으로 배치하는 것으로 바꾼 것인데, 안 전 국장의 지시없이 독자적으로 경력 검사 배치제도를 위반하면서 결재를 받는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봤다.
안 전 국장이 ‘모든 검사가 각자 원하는 곳에 가지 못하는데, 이를 인사 불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안 전 국장이 ‘서지현을 날려야 한다’고 말했다는 공소장 내용은 증거가 없다고 보면서도 서 검사가 규모가 작은 일선 청을 전전한 것은 인사 관행에 어긋나는 조치라고 판단했다.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2010년 한 장례식장에서 안 전 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일을 계기로 사회 각계의 ‘미투’ 열풍이 거세게 일었다. 검찰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꾸려 수사에 나섰고, 2015년 8월 안 전 국장이 서 검사를 통영지청으로 발령내는 등 인사불이익을 줬다고 결론내고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다만 강제추행 혐의는 2013년 친고죄 폐지 이전에 발생한 범죄로, 기소가 불가능해 공소사실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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