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업체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 문제를 감시하고, 이른바 ‘갑질’ 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전담팀을 꾸린다.
공정위는 이르면 오는 3월까지 가맹거래조사팀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우선 이달 25일까지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실시하고,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가맹거래조사팀은 고병희(54ㆍ행시 37회) 국장이 이끄는 유통정책관실 아래 신설된다. 기존에 있던 가맹거래과에서 정책과 사건 업무를 모두 담당해왔지만 전담조직이 없어 사건 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가맹거래과에서 접수한 사건만 390건에 이르렀다. 공정위는 같은 이유로 기업거래정책국에 기술탈취를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기술유용감시팀’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가맹거래과에서 사건 업무를 담당하던 조사관들은 신설되는 팀으로 소속을 옮기게 된다. 당분간 새로운 인력을 투입하지는 않아 공정위 정원은 646명으로 유지된다. 서기관 또는 행정사무관이 팀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6면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 불공정한 ‘갑을관계’를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가맹사업법ㆍ대규모유통업법ㆍ대리점법 등 이른바 ‘유통 3법’을 관할하는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3개월 만에 한발 더 나아갔다. 그간 제도 개선을 통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에 힘썼다면 앞으로 법 집행을 강화해 가맹사업거래 분야에서 ‘체감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임기 절반을 마친 김상조 위원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중소기업ㆍ소상공인들이 일한 만큼 제대로 보상받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갑질 개혁의 체감 성과를 올해 주요 과제로 꼽았다. 현장서도 김상조호(號) 공정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공정위가 제대로 감시만 해주더라도 불합리한 일을 겪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겐 생계가 달린 문제지만 공정위 담당 직원은 수시로 교체되고, 조사에 나서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를 통해 제재하는 데 그치지 말고 본사가 시정조치를 끝까지 이행하는지 감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해 공정위가 ‘리모델링 비용 전가’ 문제를 제재했지만 여전히 점주들은 피해 비용을 보상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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