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안채원 인턴 기자] [미투 그후 1년]"피해자 보호하려면 정조와 순결 강조하는 이데올로기 버려야"
"컴퓨터 앞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고 저를 너무나도 괴롭게 했던 그 사람들을 용서할 생각이 하나도 없습니다"
'비공개 촬영회' 사건의 피해자 양예원씨는 1심 선고 이후 자신이 겪은 2차 피해를 호소했다. 1심에서 승소한 양씨는 자신을 향한 모든 가해 행위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인터넷상에서의 일방적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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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컴퓨터 앞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고 저를 너무나도 괴롭게 했던 그 사람들을 용서할 생각이 하나도 없습니다"
'비공개 촬영회' 사건의 피해자 양예원씨는 1심 선고 이후 자신이 겪은 2차 피해를 호소했다. 1심에서 승소한 양씨는 자신을 향한 모든 가해 행위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인터넷상에서의 일방적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우리 사회에 미투(#ME TOO) 운동이 촉발된 지 1년이 지났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는 오히려 심화된 게 현실이다.
서 검사의 법률 대리를 맡은 서기호 변호사는 "서 검사도 최근 2차 가해에 대한 스트레스와 재판 과정 중 압박감으로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진 상태"라며 "실체 없는 소문들이 퍼지다 보니 언론이나 주변 조직 등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추락했다"고 전했다.
2차 가해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막아 궁극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막는다. 최근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빙상계에서도 2차 가해의 두려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젊은빙상인연대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박지훈 변호사는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젊은빙상인연대가 최근 성폭력 사례를 조사하고 있는데 피해 선수들은 자신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2차 가해를 받을까 두려워 여전히 떨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차 가해는 피해자 개인의 신상과 과거 행적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포, 성적 희롱이나 희화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최근에는 피해자의 일부 행동을 근거로 진정성을 의심하는 등의 가해 행위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2차 가해가 지속되는 이유로 '여성에 대한 고전적 인식'을 지적한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오래전부터 여성, 그리고 정조와 순결에 대한 특정 이데올로기를 가진 국가였다"며 "여성은 스스로 정조를 지켜야 하고 그걸 지킨 여성만이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여성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도 팽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현상은 재판과정에서도 목격할 수 있는데 피해자가 얼마나 강렬히 저항했는지 등을 따져 묻거나 '피해자다움'을 강조하는 신문 과정 등이 그 예"라며 "이를 타파하기 위해선 바람직한 성 가치관에 대한 교육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채원 인턴 기자 codnjsdl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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