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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자퇴해라” “선물 달라”…대학원 교수 갑질, 해도 너무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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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119 사례 공개

대학원생 ㄱ씨는 대학본부에 학내 인권 전담 기구가 있는지를 문의했다가 지도교수에게 “자퇴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학본부가 ㄱ씨의 문의 내용을 지도교수에게 전달한 것이다. 지도교수는 이후 연구실에서 이뤄지는 교육 과정에서 ㄱ씨를 배제했다. 논문지도도 형식적으로만 이뤄졌다. 결국 ㄱ씨는 졸업을 한 학기 미룰 수밖에 없었다.

직장갑질119와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 결성한 ‘대학원생119’가 출범 2주 만인 22일 교수들의 각종 갑질 내역을 공개했다. 지난 2주간 대학원생119의 가입자는 168명까지 늘었고 관련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논문지도를 빌미로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원생 ㄴ씨는 스승의날이나 명절, 또는 연구실을 방문할 때마다 ‘관례상 선물’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지도교수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교수는 고급 다과부터 건강보조식품, 상품권 등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ㄴ씨는 대학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교수 갑질의 단골메뉴인 대학원생 인건비 횡령 사례도 빠지지 않았다. 대학원생들의 인건비 통장을 관리하며 매달 인건비의 3분의 1(50만원 안팎)만 지급한 교수도 있었다. 나머지 비용은 연구 수주를 위한 리베이트 비용이나 실험실 운영비용, 교수의 주유비 등에 사용됐다.

대학원생의 논문을 자신의 연구실적으로 삼은 교수도 있었다. 두 사람의 대학원생이 함께 논문을 준비했는데, 이 중 한 명을 빼고 그 자리를 교수가 꿰찬 것이다. 이 논문은 교수의 한국연구재단 지원 사업 실적으로 발표됐다. 대학원생119 관계자는 “교수사회에 만연한 갑질과 비리의 책임은 교육당국에 있다”고 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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