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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끝났다는 기성용, 다시 오라는 벤투…은퇴 논란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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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기성용.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한 시대가 저문다.

대한축구협회는 20일 기성용(30·뉴캐슬)의 소속팀 복귀를 알렸다. 기성용은 2019 아시아컵 조별리그 1차전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후 정상훈련을 소화하며 복귀하는 듯 했으나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해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됐다.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만큼 대표팀을 떠나 뉴캐슬로 복귀하기로 했다.

협회 발표 후 기성용은 자신의 SNS에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마침내 끝났네요’라고 영어로 쓰며 대표팀에서의 마지막 행보를 마쳤다는 뜻을 드러냈다. 사실상 대표팀 은퇴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원래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이후 태극마크를 반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회 종료 후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기성용의 은퇴를 만류했다. 이에 기성용도 뜻을 바꿔 대표팀에 잔류했고,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전력투구 했다. 이번에도 벤투 감독이 기성용을 잡을 가능성은 내비쳤다. 벤투 가목은 21일 “잘 치료하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기성용이 번복할지는 미지수다.

기성용은 지난 10년간 한국 축구를 책임진 대들보였다. 17세,20세,23세 이하 대표팀을 거친 기성용은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의 친선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후 A매치 110경기에 출전했다. 대표팀 역대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연령대 대표팀 기록까지 합치면 태극마크를 달고 무려 154경기에 나섰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늘 기성용이 활약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를 시작으로 세 번의 월드컵에 모두 출전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10년 넘도록 기복없이 한국의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지켰다. 실질적인 팀의 기둥 구실을 하며 주장으로 월드컵에 나가기도 했다.

기성용은 1989년생이다. 아직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다. 영국에서 한국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 장시간 비행을 하면 무릎에 물이 차기 때문에 컨디션에 문제가 생긴다. 이로 인해 대표팀과 소속팀에 모두 악영향을 미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를 놓치는 셈이다. 이제 30대에 접어든 만큼 선수 개인을 생각하면 소속팀에만 집중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기성용이 떠나면 대표팀은 세대 교체 수순에 접어들 전망이다. 기성용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지는 않다.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인정 받는 미드필더다. 여전히 기량이 출중하다. 그 누구도 기성용의 ‘16번’을 완벽하게 채울 수 없다. 그래도 벤투 감독 체제에서 젊은 선수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는 황인범이다. 황인범은 지난해 “성용이형이 마음 편히 은퇴할 수 있게 제가 잘하겠다”라며 기성용 후계자를 자처했다. 기대대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제 몫을 하고 있다. 황인범 외에도 이진현 김준형 장윤호 같은 선수들이 대표팀 훈련에 함께하며 벤투 감독의 테스트를 받았다. 젊은 재능들이 많은 만큼 착실하게 준비해 기성용 은퇴에 대비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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