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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재계톡톡] 안진 "20년 전 서류 찾아오라" MP그룹에 회계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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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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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프랜차이즈 브랜드 ‘미스터피자’로 잘 알려진 MP그룹이 최근 재무제표 감사 과정에서 갖은 고초(苦楚)를 겪었다는데.

회계법인 업계에 따르면 오너 갑질 논란 등 구설수에 휘말렸던 MP그룹은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이 2018년 반기(1~6월)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내놔. 이 과정에서 MP그룹과 안진 간 갈등이 고조됐던 대목은 크게 3가지.

일단 안진이 MP그룹과 감사 계약을 맺은 것은 2018년 4월. 의뭉스러운 부분은 안진 측이 계약 석 달 뒤인 7월에 가서야 디지털 포렌식(forensic)을 요구했다는 점. 촉박한 감사 기간을 고려하면 계약 석 달이 지난 뒤에야 포렌식을 요구했다는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 더군다나 안진 측은 포렌식을 삼정회계법인에 맡긴 이후에도 석연찮은 이유로 결과를 확정짓지 않으며 차일피일 미루다 의견거절을 내. 안진은 의견거절을 낸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포렌식 대상과 범위를 확대했고 그 결과 당초 3억원 정도로 예상됐던 관련 비용은 6억원으로 2배 늘어. 회계법인 업계 관계자는 “포렌식을 맡은 삼정에서조차 ‘안진이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 이뿐 아니라 안진은 MP그룹에 감사 관련 서류를 1998년도 것부터 찾아올 것을 요구.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기업에 감사를 위한 목적으로는 관련 서류의 보관 의무가 없으며 세법상 증빙을 위해 5년간 보관하도록 돼 있어. 또 통상 재무제표 작성을 돕는 PA(프라이빗어카운턴트) 용역의 경우 외부에 맡기는데, MP그룹에서는 중소회계법인에 맡겨. 그러자 안진 측은 이를 문제 삼아 대형 회계법인으로 바꿀 것을 요구. 결국 MP그룹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삼일회계법인과 이중 계약을 맺어야 했다고.

회계법인 업계 관계자는 “MP그룹이 갑질 논란 등으로 이미 정부 눈 밖에 났던 곳이다 보니 ‘안진이 약점 많은 MP그룹을 쥐고 흔들며 실적을 잔뜩 챙기려 한다’는 말이 돌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주기적(6+3년) 감사인 지정제 등 대형 회계법인에 유리한 법개정이 이뤄지면서 감사 수주 영업 걱정을 덜은 빅4 회계법인이 마음 놓고 ‘회계 갑질’을 하는 측면도 있다”고 털어놔.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3호 (2019.01.23~2019.01.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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