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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극우인사 추천' 5.18조사위…세월호처럼 '정쟁의 늪'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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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추천인사, 차기환 변호사 세월호 특조위서 방해 인물 꼽히기도…"모두 부적격"

"애초 위원회 취지와 맞지 않는 인물" 비판하지만 딱히 막을 방법 없어

CBS노컷뉴스 김동빈 기자

노컷뉴스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가족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다의 5.18진상규명 조사위원 추천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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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자유한국당이 '극우인사'를 추천하면서 세월호 특별조사단(특조위)처럼 정쟁에 늪에 빠져 결국 소득없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사 시작 전부터 나온다.

한국당은 지난 14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 위원으로 군인 출신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변호사를 추천했다. 추천을 미뤄온 지 4개월만의 발표다.

하지만 늦장 추천인데다가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은 한국당 추천인사가 극우 인사들이라며 추천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재단은 한국당의 발표가 있자마자 성명서를 통해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5.18진상규명 위원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추천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5.18과 전혀 상관 없는 군인출신 인사이거나 오히려 5.18 민주화운동 자체를 폄훼하거나 왜곡하는 역사적 인식을 가졌다는 이유다.

나아가 실질적으로 유족들이 걱정하는 것은 세월호 1기 특조위의 경우처럼, 위원들의 간섭에 아무런 소득없이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1기 특조위는 지난 2015년 8월 가까스로 출범했지만 정부의 조사방해와 내부 위원들의 방해로 제대로된 조사를 하지 못하고 좌초해버렸고, 활동 2기 특조위를 다시 열어야 했다.

특히 이번에 한국당이 추천한 차기환 변호사의 경우, 세월호 특조위 당시 조사방해를 한 대표적 인물로 지목돼왔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17년 4.16 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는 '조사위 진상규명 방해세력 명단'을 공개하면서 차 변호사의 이름을 올렸다.

차 변호사는 뉴라이트 계열의 단체인 '자유주의연대'와 2014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행복한 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 해오기도 한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변호사다.

국민조사위는 명단에서 차 변호사에 대해 "여당(당시 새누리당.現자유한국당) 추천위원들과 함께 해수부 문건에 적혀있는 내용대로 정상적인 절차로 통과된 '청와대의 참사대응 업무적정성’'신청사건에 대해 반대하며 전원 사퇴 표명,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통령 7시간 행적' 조사 개시에 대한 불만을 품고, 차 변호사를 포함한 당시 친 정부 측 위원들이 사퇴했고, 세월호 조사위는 공전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차 변호사에 대해 "자신의 SNS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특례입학, 보상, 진상규명에 대해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성 글을 전파해왔다"고 지적했다.

차 변호사는 과거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영화 '화려한 휴가' 등을 통해 대한민국이 국민을 잔혹하게 죽이는 나라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근본적인 인식이 다르다는 것을 보이는 부분이다.

이처럼 세월호 1기 특조위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던 인물을 5.18 진상조사위에도 추천한 이유가 조사 활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더욱이 특정 조사 안건에 반대하며 위원 사퇴를 하는 등의 세월호 특조위의 행태가 이번 5.18진상조사위에서도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키운다.

물론 세월호 1기 특조위 당시와 상황이 같지 않아, 한국당이 추천위원을 유지한다 해도 조사방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에는 정부 또한 조사에 부정적이었지만 현재는 오히려 정부와 여당이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또 조사 위원 구성도 조사에 적극적인 위원이 9명 중 6명으로 우세해 의결정족수는 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3명이 회의진행이나 조사방해를 하면 사사건건 '발목 잡기'에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데다, 진상조사위라는 위원회 특성상 기본적 취지와도 맞지 않는 인선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남는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이유로 한국당 추천인사들에 대해 인선 단계에서부터 취소신청이나, 기피신청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우선 정치적으로 각 당의 추천을 모으는 역할인 국회의장이 추천인사를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현실성은 적다. 또 각 당에서 추천이 들어오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만 돼 있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도 불명확하다.

다만,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 14조에 따르면, 직간접적으로 사건과 관련이 있거나, 위원에게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 신청인 또는 조사대상자는 위원회에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한국당이 거세가 반발하면서 조사위가 공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국회의 상식적이고, 윤리적인 권위를 존중해서 추천하도록 했지만 사실상 관련 위원회 취지에 부합 하지 않는 경력 사람이 인선됐다"며 "제도적으로 어느 합의제 기구라도 인선과정에서 제척기피 등의 사유를 명시하는 입법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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