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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도영인의 UAE 리포트]태극전사들만 UAE에서 못 먹고 있는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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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아시안컵 개최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태극전사들만 먹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돼지고기입니다. UAE는 다들 아시다시피 이슬람 국가죠. 이슬람 국가에서는 술과 돼지고기를 금기시합니다.

UAE의 경우 주류는 외국인들이 주로 묵는 호텔 등에서는 제한된 구역에서 판매가 허용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한국에 비해 턱 없이 비싸서 그렇지 한인 식당 등을 통해 구하기도 어렵지 않구요.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대표팀 선수들의 고른 영양 섭취를 위해 2명의 조리장을 한국에서 파견해 선수단과 함께 동행하고 있습니다. 대표팀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음식입니다. 선수들이 먹는 것에는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아쉬운 것은 태극전사들이 UAE 입성 이후 식탁에서 돼지고기 요리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죠.

돼지고기는 UAE 내에서 아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외국인들의 경우 많지는 않지만 판매가 허용된 상점에서는 돼지고기를 구매할 수 있고요. 아이러니하게도 UAE는 중동국가 가운데 대표적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UAE에서는 한인 식당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개인적인 공간에서 돼지고기를 언제든지 요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텔과 같은 다중이용 시설의 경우 돼지고기를 요리하기 위해서는 지정된 주방을 사용해야하고, 별도의 공간에서 먹어야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합니다. 사실상 호텔 생활을 하면서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죠. 대표팀은 지난달 23일 UAE 입성 이후 줄곧 호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대회 개막 이후에는 아시안컵 조직위원회에서 지정해 준 호텔에서 지내고 있죠. 해설을 위해 UAE를 찾은 신태용 전 축구대표팀 감독도 “우리 선수들이 돼지고기를 먹어야 힘을 쓸텐데, 여기 와서 계속 못 먹고 있어서 어쩌나”라면서 걱정을 하더군요.

며칠 전 아시안컵 현장 취재를 나온 기자단과 대표팀 관계자들이 한인 식당에서 삼겹살 구이로 저녁식사를 한 적 있습니다. 몇몇 관계자들은 선수들도 못 먹고 있는 돼지고기를 먹는게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벤투호가 59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한다면 선수단 회식 메뉴는 삼겹살로 해야할 것 같습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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