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불과 3개월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A매치를 앞둔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빡빡한 경기일정으로 인해 다소 지쳐있었고, 벤투 감독은 그의 출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갈림길에 섰었다.
59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지난 14일(한국시간)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의 조별리그 3차전 중국전 출전 여부가 한국 축구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도 손흥민은 초여름부터 이어진 강행군으로 인해 차출과 경기 출전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에도 손흥민에 대한 혹사 논란이 일었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4개월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A매치와 2018러시아월드컵, 인터내셔널 챔피언컵(ICC),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을 소화하면서 역대급 강행군을 이어갔다. 실제로 손흥민은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시점부터 10월 A매치 2연전까지 무려 지구 2바퀴 거리보다 긴 8만㎞를 이동했다. 손흥민의 잦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영국 현지 언론에서는 소속팀인 토트넘이 당시 10월 A매치 차출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대한축구협회에 한다는 근거 없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혹사 논란에도 손흥민을 10월 A매치 2연전을 대비한 대표팀 명단에 전격적으로 포함시켰다. 그리고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10월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지금 현 시점은 지난 번 소집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지난 번엔 아시안게임 여파로 더 많이 피곤한 상태였다”면서 “손흥민은 우리가 알기론 클럽에서 두 경기를 더 뛰고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소집됐을 때 다시 한 번 손흥민의 컨디션을 확인한 뒤 팀과 선수에 도움되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10월 A매치 2연전을 위해 한국을 찾은 손흥민은 벤치에서 쉴 시간이 없었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2-1승)과 파나마전(2-2무)에서 손흥민을 연이어 풀타임 출전시키며 혹사 논란을 잠재웠다.
2019년 1월 UAE에서 또 다시 손흥민의 출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최근 42일간 13경기(선발 12차례)를 뛰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UAE로 이동한 당일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고 곧바로 두바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대표팀 합류 직후 “안 피곤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라면서 현재 상황을 전했다.
결국 이번에도 선택은 벤투 감독의 몫이다.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조 1위로 16강에 올라야 토너먼트에서 대진이 그나마 수월하다. 하지만 중국전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다면 대진과 일정에서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피곤한 손흥민을 중국전에 활용하지 않고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하지만 앞선 조별리그 2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고려하면 대표팀 전력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손흥민의 출전은 거부하기 힘든 옵션이다. 손흥민은 대표팀 합류 기자회견에서 “스타팅은 감독의 결정사항이다. 내가 결정할 부분 아니다. 선수로서 당연히 준비를 해야한다”며 공을 사령탑에게 넘겼다. 3개월 전 혹사 논란을 정면돌파한 벤투 감독이 아시안컵 중국전에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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