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재판 첫 증인 신문…검찰 조사 때 진술 번복
횡령과 뇌물 등의 혐으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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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댁 권영미씨가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의혹이 제기된 남편 고(高) 김재정씨의 다스 주식과 부동산 등의 상속 재산은 모두 남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상속 재산의 실소유주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권씨는 11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의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첫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씨는 ‘남편의 재산이 누구의 것이냐’는 피고인 측의 질문에 “남편의 재산은 남편이 저에게 물려준 제 것“이라며 ”남편의 재산 중 제가 사용하지 못 하는 재산은 없다. 이 전 대통령은 남편의 재산이 자신의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권씨는 또 남편의 사망 후 다스 주식을 이 전 대통령이 설립한 장학재단인 청계재단에 출연한 것과 관련해 “본인의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권씨는 “회계법인이나 전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재단에 기부하면 세금을 덜 낼 수 있다’고 해서 제가 최종 결정을 한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께서는 단 한 번도 저에게 돈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권씨는 지난해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다스 상속 재산에 대해 “남편이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을 관리한 것은 맞다”며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진술은 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유 중의 하나로 작용했다.
이날 예정된 증인이었던 제승완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지난 8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강경호 다스 사장에 대한 증인 신문도 이날 예정됐지만 오는 30일로 미뤄졌다.
오는 23일과 25일에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다음달 8일과 13일에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각각 예정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992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횡령)하고 삼성에 다스 소송비 67억 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16가지 혐의 중 7개를 유죄 또는 일부 유죄로 판단해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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