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는 '타협 불가' 선언…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세력화 분석
오르반 총리는 또 유럽연합(EU) 정책을 주도하는 프랑스, 독일을 비판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일전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친이민 정책을 주도하는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며 "그가 원하는 게 유럽에서 실현되면 헝가리에는 해가 될 것이고, 나는 그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 정치인들과 언론이 이주, 난민 문제와 관련해 자신을 공격하고 이주자들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절대 독일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지난해 4월 반난민 정서를 지렛대 삼아 총선에서 승리하며 3연임에 성공한 오르반 총리는 난민 문제를 놓고 유럽연합(EU)과 계속 대립하고 있다.
2015년 EU가 난민 분산 수용 정책을 도입했을 때도 이를 거부하면서 공식적으로 단 한명의 난민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헝가리 남쪽 국경에 레이저 철선을 설치한 장벽을 세우면서 유럽에서 반난민 정책을 구체화한 첫 정상이 됐다.
유럽에서 난민 문제가 불거진 이후 '난민의 대모'로 불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정치적 앙숙 관계에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르반 총리는 극우 성향의 정부가 들어선 이탈리아와 폴란드에 대해서는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탈리아와 폴란드도 헝가리와 마찬가지로 EU의 난민 정책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왼쪽)와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오르반 총리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탈리아, 폴란드와 우파 동맹을 형성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반이민 정당들이 다수당이 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를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난민을 막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이런 일들에서 큰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의 이러한 언급을 두고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독일과 맞서 반난민 성향의 정부가 들어선 동부, 남부 유럽 국가들을 결집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날 폴란드를 방문한 살비니 부총리는 유럽의회 선거를 겨냥한 듯 두 나라가 유럽에 회의적인 동맹 세력으로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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