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왼쪽)과 기성용. 제공 | 대한축구협회 |
[두바이=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조별리그 1위는 두 프리미어리거 없이 해내야 한다.
기성용의 부상은 경미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다가오는 12일 키르기스스탄전 출전은 사실상 불발됐다. 16일 중국전 출전 역시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축구대표팀은 중국전 직전 합류하는 손흥민과 함께 ‘축구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두 핵심 선수 없이 조별리그를 돌파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성용은 지난 7일 UAE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후반 10분 쓰러져 황인범과 교체 아웃됐다. 기성용은 오른쪽 허벅지 근육에 이상을 호소하면서 교체를 요구했고 결국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4년 전 호주 아시안컵에서 이청용과 구자철이 연이어 낙마하며 대회 도중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기성용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8일 “기성용의 부상은 우측 햄스트링 경미한 손상이다. 일주일 가량 안정을 취하면서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기성용은 동료 태극전사들과 함께 생활하며 재활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벤투호에서 유일하게 A매치 100경기를 돌파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때까지 주장을 맡았다. 그의 경험과 리더십이 꼭 필요하다.
부상이 가벼운 것은 천만다행이지만 딜레마는 여전히 있다. 일단 기성용은 오는 12일 오전 1시에 열리는 2차전 키르기스스탄전 출전은 어렵게 됐다. 기성용 없이 황인범과 정우영, 주세종 등으로 중원을 꾸려야 한다. 문제는 16일 오후 10시30분으로 예정된 중국과의 3차전이다. 중국전이 열리는 날짜는 ‘일주일 재활’이라는 기준엔 물리적으로 맞지만 기성용이 치료를 막 마치고 실전 투입된다는 점에서 위험한 것도 현실이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22일로 예상되는 16강전부터 투입하기 위해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기성용을 아낄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 손흥민이 처한 상황도 기성용과 비슷하다. 손흥민은 오는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를 마치고 곧장 비행기에 오른다. 7시간을 날아와 두바이에 도착한 뒤 자동차로 두 시간을 이동해 중국전 장소인 UAE 수도 아부다비에 입성한다. 14~15일 이틀 휴식과 훈련을 진행한 뒤 16일 중국전부터 출전하는 셈인데 맨유전의 체력 소모와 이동에 따른 피로 등을 고려하면 중국전에서 정상 컨디션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키르기스스탄전을 건너 뛰고 중국전에서 100%의 몸 상태가 아니라는 점에서 기성용과 다를 바가 없다. 두 프리미어리거가 없는 가운데 한국은 황인범, 주세종(이상 중앙 미드필더), 황희찬, 이승우(이상 2선 자원) 등으로 빈 자리를 채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국이 속한 C조의 경우 1위는 토너먼트에서 일본과 이란 등 난적들을 결승까지 피할 수 있다. 반면 2위가 되면 16강부터 험난한 여정이 불가피하다. 기성용과 손흥민 없이 C조 1위를 달성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벤투호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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