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동부에 위치한 금융중심지 '카나리 워프' 지구.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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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금융중심지인 영국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로 최소 115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EY)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영국의 금융사들이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부터 지금까지 최소 8000억파운드(115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럽연합(EU) 내 다른 도시나 해외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금융사가 보유한 전체 자산(8조파운드)의 10%에 해당하는 액수다.
금융사들은 특히 노딜(협상 없는) 브렉시트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그동안 EU 규정에 따라 거래해왔지만 '노딜'이 진행되면 거래규정이 사라지는 '법적 공백' 사태가 발생한다. 영국 내에서 EU와의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국 의회는 정부의 브렉시트 협상안을 거부하고 있어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결국 금융사들이 EU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 EY가 조사한 대형 금융사(222곳)의 30%가 이미 더블린,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에 새 사무소를 마련, 자금을 이전했다.
인력도 이탈하고 있다. EY에 따르면 이미 7000명의 금융업종사자가 런던을 떠나 EU내 다른 도시로 이전했다. 최소 2000여명의 일자리가 이들 도시에서 새로 창출되기도 했다.
오마르 알리 EY 영국 금융서비스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탈을 선언한 기업들의 자금만 계산에 포함됐다"면서 "이번 수치는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강조했다. 아직 브렉시트 관련 비상대책을 발표하지 않은 금융사들도 있어, 이를 감안했을 때 이탈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럽의 금융중심지 역할을 해온 런던이 그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외신들은 파리나 프랑크푸르트 등이 차기 EU내 금융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영국 금융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이는 총 220만명으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2.5%를 담당한다. 런던시에 따르면 매년 1000억달러의 세수가 금융서비스업에서 나온다.
알리 대표는 "금융사는 브렉시트 여파로부터 고객과 투자자들을 보호해야한다"면서 "(자금·인력 이탈은) 최악을 상정하고 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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