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치른 필리핀과의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축구대표팀은 다득점에서 앞선 중국(승점 3, $1)의 뒤를 이어 조 2위를 기록하게 됐다.
값진 승리에도 벤투 감독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팀의 기둥인 기성용이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부상을 당했기 때문. 후반 9분 만에 허벅지를 잡고 쓰러진 기성용은 그대로 교체 아웃됐다. 라커룸까지 걸어갔지만 부상 부위가 햄스트링인 까닭에 우려가 크다. 보통 햄스트링 부상 회복에는 약 2주가량의 기간이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이 나오기 전까지 섣불리 속단할 수 없어도 최소 조별리그까지는 결장할 가능성이 크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기성용의 이탈로 황인범이 기회를 잡았다. 기성용을 대신해 필드를 밟은 황인범은 곧장 공격 전개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했다. 중원에서 좌우 측면까지 원활한 볼 배급을 조율했고 답답했던 공격력에 ‘창의성’을 불어넣으며 선제골을 도모했다. ‘패스마스터’라는 별칭답게 황인범은 수차례 날카로운 스루 패스로 필리핀 수비진의 허점을 공략했다.
부동의 원톱 황의조와의 호흡도 탁월했다. 이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부터 호흡을 맞춰 우승 트로피를 챙긴 만큼 황의조의 움직임에 딱 들어맞는 전진 패스를 뿌렸다. 특히 1-0으로 앞선 후반 35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아 들어가는 황의조와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에는 실패했어도 반전을 노리던 필리핀의 기세를 꺾기에 충분했다.
분명 경험 많은 기성용의 이탈은 대표팀 전력 구성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필리핀전에서 황인범이 보여준 센스와 지능은 2차전 키르기스스탄전을 기대케 하는 요소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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