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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브렉시트 이후 대비 아시아로 군사 보폭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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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국방 “동남아에 군사기지 건설”

2021년경 새 항모 2척 파견 예정… 남중국해서도 적극적 군사활동

美 인도-태평양 전략과 보조 맞추며 무기수출-영향력 확대 꿈꿔

동아일보

3월 29일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앞두고 영국이 아시아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대영제국의 영광은 희미해졌지만 강대국들의 요충지로 떠오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복안하에 군사기지 건설 추진을 포함한 다양한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최근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동남아 지역에 새 군사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보지는 싱가포르와 브루나이, 두 곳으로 현재로선 싱가포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제러미 헌트 영국 외교장관은 이달 2일 취임 후 처음으로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싱가포르를 찾았다. “교육 시스템의 훌륭함, 인프라 장기 투자 등 영국이 싱가포르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치하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데일리메일 기고문을 통해서도 “포스트 브렉시트 시대를 맞아 영국의 번영을 위해 아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은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도 적극적으로 군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월 영국 상륙함 HMS 앨비언함은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섬의 인근을 항해하는 행위) 작전을 펼쳤다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영국은 지난해 10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영연방 5개국 방위협정(FPDA) 국가들과도 남중국해에서 약 2주간 연례 연합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 윌리엄슨 국방장관은 “영국은 브렉시트를 계기로 다시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며 “군사력은 이를 실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활동은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오랜 우방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는 효과도 있다. 니러슝(倪樂雄) 중국 상하이대 정책연구소장은 1일 “영국의 움직임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상호보완적이며 미국도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은 2021년경 새 항공모함 2척도 인도-태평양 지역에 파견할 예정이다.

영국의 이런 시도가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영국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군무기 수출국이었다. 4일 CNN은 “아시아에 새로 지어지는 군사기지는 일종의 ‘군사장비 전시실’이 될 것”이라며 “대량무기 거래가 포스트 브렉시트 시대 영국 경제에 큰 활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이 아시아에서 주도권을 잡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에서 독일, 프랑스 등과의 경쟁을 계속해야 하는 데다 러시아까지 견제해야 하므로 아시아에 많은 병력을 파견하는 것은 무리라는 이유에서다. 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에는 세계를 호령하던 대영제국 시대에 대한 향수가 아직 존재한다. 이러한 향수가 현실에 대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며 국제사회에서 현재 영국의 위상과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을 꼬집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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