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
노동계 반대 심해 향후 입법 과정서 진통 전망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김보경 기자]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더라도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제도 개편에 가장 크게 반발하는 노동계는 발표내용과 관계 없이 '노동자의 의견을 무시하겠다는 것'이라며 협조에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노총은 7일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은 당사자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라며 "사실상 최저임금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내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여론 악화를 모면하기 위해 충분한 검토없이 제도변경을 강행할 경우 더 큰 갈등과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어깃장을 놨다.
민주노총도 "정부는 노동과 밀접한 제도 개정을 추진하면서 당사자와 충분한 사전협의 절차 없이 답을 정해놓은 뒤 타협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성급하고 설익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방안 발표를 즉각 중단하고, 정식으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소집해 관련 노사 당사자와 충분한 사전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둘러싸고 노동계의 반발이 심해 향후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공익위원 선임에 노사가 모두 관여함으로써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략적으로 떨어뜨릴 경우 전문성을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단점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경제활력 대책회의를 마친 후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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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이 미리 구간을 설정하는 것도 노사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훼손할 수 있다. 결정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사실상 거수기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장과 동떨어진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전체 노동시장 상황에 맞게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결정구조가 잘 활용될 수 있는 위원 구성 등 디테일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이원화한다고 해서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도 미지수다. 이번 대책의 핵심인 구간설정위원회에 참여하는 전문가들도 노사 양측의 추천을 받아 구성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이 노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대립 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결정위원회에 주요 노사단체뿐 아니라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표도 포함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것도 논란이 있다.
정부는 그동안 노동계와 사용자, 정부 등 3개의 대표단체에서만 최저임금을 결정했지만 범위를 넓혀 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표단체가 늘어날수록 타협의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갈등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경영계는 일단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 노동시장이 감당해 낼 수 있는 적정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서 고민하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구분 적용, 결정주기 확대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세종 =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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