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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 저학력층에 더큰 타격… 실업률, 초졸>중졸>고졸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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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별 고용동향 분석해보니

동아일보

서울 종로구의 한 미용실은 새해 들어 8명이던 ‘인턴 직원’ 중 6명에게 주 4일만 근무하도록 조정했다. 2명은 퇴사시켰다. 머리를 감겨주거나 미용실을 정리하는 인턴 수가 줄면서 노동 강도는 더 세졌다. 미용실 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져 부득이하게 고통 분담을 했다”며 “인턴 직원 1인당 인건비가 19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40만 원가량 더 늘어나 사정이 어렵다”고 했다.

○ “저학력층, 일자리 쇼크 직격탄”

고용시장에서 고졸 이하 저학력 계층이 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2017, 2018년(각각 1∼11월)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 데이터를 학력별로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 전체 실업률은 3.7%에서 3.9%로 0.2%포인트 높아졌는데, 고졸 이하 저학력층 고용률과 실업률 악화가 두드러진 것.

학력별로는 초졸 이하, 중졸, 고졸 순으로 실업률 상승 폭이 컸다. 초졸 이하 실업률은 지난해 3.1%로 2017년 2.5%에 비해 0.6%포인트 뛰었다. 중졸 실업률도 2017년 3.0%에서 지난해 3.5%로 0.5%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고졸 실업률도 3.8%에서 4.2%로 0.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전문대 졸업자 실업률은 2017년 4.4%에서 지난해 4.2%로 떨어졌고, 고용률도 75.7%에서 75.9%로 나아졌다. 대졸자 실업률도 2017년 4.1%에서 지난해 4.0%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저학력층이 단순 노무 직종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빚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연세대 성태윤 교수(경제학)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일괄적으로 노동 비용을 올리는 충격을 주게 되면 저숙련, 저학력 근로자가 타격을 더 입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전문대 졸업자의 실업률 하락은 정부가 복지 정책에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관련 업종 일자리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했다.

○ 여야, 경제지표 놓고 ‘프레임 전쟁’

정치권에선 악화된 경제 지표를 둘러싼 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1일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을 바라보는 여야의 태도도 정반대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7일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견기업연합회 최고위 인사들과 긴급 간담회를 연다. 한국당이 주요 경제단체와 회동하는 건 야당이 된 후 처음이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 비상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산업계 및 경영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오히려 저학력층의 실업률 악화라는 모순된 결과를 가져왔다”며 “문재인 정부는 당장이라도 반시장적 경제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은 야당의 ‘경제 실패 프레임’ 씌우기로 해석하며 반격을 꾀하는 양상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최근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 30년을 함께 일해 온 직원을 눈물을 머금고 해고했다, 이런 기사를 봤는데 30년을 한 직장에서 데리고 일을 시켰는데 어떻게 30년 동안 최저임금을 줄 수가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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