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열린 '제4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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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이원화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의 범위를 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양대 노총에서 거세게 반발했다. 전문가가 최저임금의 상·하한을 결정하면 당사자인 노동자의 의견이 배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정부 초안을 이달 7일 발표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은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를 이원화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추진한다"며 "구간설정위원회는 전문가로만 구성해 상·하한 구간 설정뿐 아니라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중 상시적으로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양대노총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 최저임금 제도를 무력화할 수 있다며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4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노동과 밀접한 제도 개정을 추진하면서 당사자와 충분한 사전 협의 절차 없이 답을 정해놓은 뒤 타협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른바 '답정너'(답은 정해놨으니 너는 대답만 해)식 정책 추진은 대화 상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가 빠진 상태에서 전문가들로만 구성한 구간설정위원회가 최저임금 상·하한을 결정한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것이 최저임금인데 당사자인 저임금 노동자는 배제하고 누가 최저임금 상·하한선을 결정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방안 발표를 즉각 중단하고 정식으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소집해 노사 당사자와 충분한 사전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같은 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당사자인 노동자의 의견을 무시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최저임금 제도를 무력화하는 내용"이라며 "전문가들이 미리 구간을 설정하는 것은 노사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저임금 결정에) 경제·고용 상황을 고려하는 정부의 일방적인 기준이 적용되고 노동계가 요구하는 '가계생계비 반영'이 배제되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사회양극화 해소라는 최저임금 본래의 정신은 없어지고 기업의 탐욕이 최저임금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30년간 지켜온 결정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며 "여론 악화를 모면하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제도변경을 강행할 경우 더 큰 갈등과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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