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명의 임명장 창피하다던 검사들…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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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과 인사개입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건과 관련된) 증거기록에서 관련 검사들이 허위진술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와 같은 거짓진술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검사는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허위진술을 본 후 시작된 메스꺼움이 며칠 째 가라앉지 않는다”면서 “비주류로 분류된 자신을 향한 그들(주류 검사)의 명시와 조롱은 (자신이) 선량하다 믿었던 검사들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관계자들이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검찰의 주류에 도전한, 비주류가 된 자신에 대한 조롱과 경멸 때문이라고 주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현재 검찰의 주류는 여전히 우병우 라인”이라면서 “일부 정치검사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검사들은 선량하다 믿었는데 그들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날 서 검사의 SNS글은 성추행 피의자인 자신에게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검사장의 사건을 열람한 이후 게재됐다. 따라서 ‘거짓말’이라고 지적한 것들은 사실상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당시 퍼졌던 소문을 검사들에게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온 진술이거나, 서 검사의 인사 조치 과정과 관련된 사실 관계에 대한 검사들의 진술로 보인다.
앞서 ‘성추행 가해자’인 안태근 전 검사장의 변호인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모두 검찰의 공소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서 검사는 이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검찰 내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2004년 2월에 임관한 자신은 노무현 전 대통령 명의의 검사 임명장을 받았고, 군 법무관 근무를 마치고 그해 4월에 임명장을 받은 검사들은 고건 국무총리(대통령권한대행) 명의의 임명장을 받았는데, 당시 4월에 임관한 검사들이 “노무현한테 임명장을 받은 애들은 창피해서 어떻게 검사를 하겠냐”라고 비아냥 댔다는 것이다.
2004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시기로,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당시 한나라당이 중심이 된 국회의 탄핵소추를 받아 그해 5월 1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기각 결정을 하기까지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서 검사는 “당시에는 그 말의 의미를 몰랐지만 검사생활을 하면서 알게 됐다”면서 “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 주류라는 오만, 주류에의 동경”이 담겼다고 말했다.
특히 “검사는 주류가 되고, 주류에 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는 “비주류로 분류됐을 때는 현직 대통령 조차 어떤 수모를 당하는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여성검사들에 대한 성폭력 역시 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이라면서 “성급하게 일반화해서는 안되지만 (검찰 관계자) 한명 한명의 행위 역시 개인의 오만에서 벌어진 일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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