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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단독인터뷰] 추신수 "태극마크? 그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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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1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태극마크 얘기를 꺼냈더니 억울함과 아쉬운 표정을 동시에 짓는다. 한국에서 예선을 치를 프리미어12가 오는 11월 열릴 예정이라는 소리에는 기대감 어린 눈빛을 보였다. 변수가 훨씬 많지만 추신수(37·텍사스)는 태극마크를 달고 동료들과 어울리며 느낀 환희를 다시 느끼고 싶은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2001년 미국으로 진출해 올해로 19년 째를 맞는다. 인생의 절반을 미국에서 보낸 셈이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제일 부러운 것이 무엇인줄 아느냐”고 물었다. 미국이나 남미 선수들끼리 어울려 각자의 모국어인 영어와 스페인어로 웃고 떠들며 교감하는 모습이다. 동양인이 많지 않던 시절부터 늘 혼자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했던 추신수는 “그래서 대표팀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끼리 모여 한국말로 마음껏 대화한다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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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훈련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환한 미소와 함께 훈련에 임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그는 “애드리안 벨트레와 타격에 관한 얘기를 나누면 100% 이해할 수 없다.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이)대호나 (정)근우 같은 친구들과 얘기를 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라고 설명했다. 타격이라는 행위에는 타석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근육의 움직임, 호흡 뿐만 아니라 투수와의 수싸움, 경기상황, 심지어 당일 기온과 습도, 풍속, 관중들이 내는 소음 등도 영향을 끼친다. 다른 문화에서 성장한 외국인 선수와 정서적으로 내밀한 대화를 나눈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끼리라면 많은 단어를 축약해도 뉘앙스를 이해할 수 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하와이 전지훈련에 참가한 추신수는 합류 첫 날부터 대회를 마칠 때까지 어린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다. 추신수는 “그 환희를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지난 2017년 WBC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예선을 치렀다. 당시 추신수는 “한국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뛸 기회가 또 있겠는가”라며 강하게 출전을 희망했지만 구단의 만류로 무산됐다. 구단주가 세 차례나 완곡하게 ‘팀을 위해 시즌 준비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혀와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선수 한 명이 지닌 경제적 가치가 KBO리그 한 구단의 1년 예산을 뛰어넘는 수준이다보니 메이저리그 구단의 ‘완곡한 거절’을 무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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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한국말로 마음에 있는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이 추신수가 꼽은 ‘대표팀이 그리운 이유’ 중 하나다. 지난 2009년 하와이에서 열린 WBC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 추신수(오른쪽)김인식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한국 팬들 앞에 설 기회가 또 한 번 있었다. 추신수는 “지난해 6월 께 구단에서 ‘한국에서 미국 올스타와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라고 알려왔다. 한국에서 KBO리그 선수들과 올스타전을 치른다면 참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기쁨도 잠시. 그는 “9월 께 ‘장소가 일본으로 변경됐다’고 하더라. 한국이 아니라면 굳이 참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참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미 올스타전이 열렸다면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 올스타 자격으로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뛰는 추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측은 “심도 깊은 논의를 했지만 아시안게임 때문에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에 리그를 중단한 터라 포스트시즌 일정 등을 고려하면 한·미 올스타전까지 치를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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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가 1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두 차례 고국 팬들에게 인사할 기회를 놓친 추신수는 프리미어 12가 11월에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뒤 눈을 반짝였다. 그는 “국가가 원하고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여건이 되면 한국 팬들 앞에서 뛰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물론 텍사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한국행이 불발될 수도 있다. 대표팀이 원해야 하고, 소속구단의 동의 등 추신수의 상황이 맞아떨어져야 하지만 추신수는 여전히 가슴 속에 태극마크를 품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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