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주민번호 뒷자리 모르겠다” 법정서 멋쩍게 웃은 MB

동아일보
원문보기

“주민번호 뒷자리 모르겠다” 법정서 멋쩍게 웃은 MB

속보
정청래 "내란전담재판부법, 위헌 시비 최소화"
118일만에 2심 출석… 현충원엔 조화

“411219, 그 뒤에 건 잘 모르겠습니다.”

2일 오후 2시 8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303호 소법정.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 심리로 열린 뇌물수수 사건 등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장이 주민등록번호를 묻자 이명박 전 대통령(77·수감 중)은 멋쩍게 웃었다. 자신의 생년월일인 1941년 12월 19일까진 말했지만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7개 숫자를 기억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나온 건 지난해 9월 6일 1심 결심공판 이후 118일 만이다. 지난해 10월 5일 1심 선고공판 때 이 전 대통령은 TV 생중계에 반발하며 불출석했다.

오후 1시경 이 전 대통령이 호송차에서 내렸을 땐 벽을 짚고 발걸음을 옮기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재판 시작 직후인 오후 2시 6분 법정에 들어선 뒤엔 주위를 둘러보며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방청석에 앉은 정동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65), 이재오 자유한국당 선임고문(73) 등 측근 10여 명과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날 재판에선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이 각각 항소 이유를 밝혔다. 재판이 끝나기 전 재판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 입장을 밝히겠냐고 물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저는 1심 판결 이후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2심을 종결할 때 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자리에 앉았다. 재판은 2시간 30여 분 만에 끝났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 당일인 이날 오전 신년을 맞아 현충원에 조화(사진)를 보냈다. 조화에는 전 대통령 등 호칭 없이 ‘이명박’이라는 이름만 적혀 있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