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국가정보원 자금 수수 관련 국고손실 혐의 모두 부인
檢도 1심 양형 부당 주장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1.2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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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은 2일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 실소유주=이명박' 구도를 깨트리기 위한 변론에 집중했다.
2일 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다스 비자금 횡령, 삼성 및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의 뇌물수수, 국가정보원 자금 수수 관련 국고손실 혐의 등에 대해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변호인은 "'다스가 누구겁니까'라는 질문은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린 질문"이라며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는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이 설립한 회사'라는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의 진술증거 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으로부터의 소송비를 대납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다스가 이 전 대통령 소유라는 전제에서 삼성이 소송비를 대납한 것을 유죄로 본 것"이라며 "제 3자 뇌물수수가 성립되려면 청탁이 있어야 되는데 관련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자체가 잘못됐다"며 "이 건은 모두 공적영역에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반면 검찰은 1심에서 무죄가 나온 혐의의 양형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다스 소송을 청와대를 통해 지원하게 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이 구체적, 개별적 지시를 하지 않았더라도 공무원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죄가 나온 삼성 관련 뇌물죄에 대해서도 “이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금산분리 완화 등 삼성의 현안을 언급하지 않아 원심은 무죄라고 판단했으나 '묵시적 청탁'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검찰은 국정원장의 특활비 상납혐의에 대해 "국정원장과 이 전 대통령을 공모관계로 봤는데 판결을 분석한 뒤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전략 수정을 암시했다. 이는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상납한 전직 국정원장들이 법률상 '회계관계직원'으로 인정되지 않아 특가법상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이 전 대통령은 1심 재판에서 다스 비자금 339억여 원을 조성하고 총 350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또 다스 소송비 67억여원을 삼성으로부터 대납받은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약 82억원을 선고받았다. 1심 선고 당시 재판 생중계 등에 반발하며 출석을 거부했던 이 전 대통령은 이날 4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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