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10여명·취재진 등으로 재판장 가득 차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1.2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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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항소심 재판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소 수척해보이는 얼굴로 나타났지만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며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두 차례 열린 준비기일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이날은 정식 재판인 만큼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장이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을 확인하자 피고인 대기석에서 나온 이 전 대통령은 곧장 피고인석에 앉았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검은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왼쪽 옷깃엔 수용자 신분임을 알리는 하얀색 구치소 표식 배지를 달고 있었다.
재판장이 주민등록번호를 묻자 자리에서 일어난 이 전 대통령은 "411219"라며 자신의 생년월일을 읊다가 "뒤에 번호를 모르겠습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재판장이 나머지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확인하고 항소 사항을 확인하자 맞다는 표시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법정에는 이 전 대통령 측근 10여명이 나왔다. 정동기 전 민정수석, 이재오 전 의원 등은 재판장에 들어선 이 전 대통령과 눈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 측근 외에도 취재진들로 법정이 가득 차 20여 명은 바닥에 앉거나 서서 재판을 관람했다.
이 전 대통령과 검찰 측은 이날 각각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 측의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자 이 전 대통령은 컴퓨터 화면을 자신 쪽으로 고쳐 잡은 뒤 대체로 무표정으로 응시했다. 이따금씩 왼편에 앉은 황적화(62·연수원 17기)변호사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검찰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과 관련한 뇌물수수의 주체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2심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증인 22명을 신청했다가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18명으로 줄여 재신청, 재판부는 이 중 15명을 채택했다. 검찰 진술자료를 토대로 공방을 벌였던 1심과 달리 불리한 증언을 한 증인들을 모두 불러 발언의 신빙성을 따져보자는 전략으로 수정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심 선고 당시 법정 출석을 거부한 뒤 이날 4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본격적인 증인신문은 2차 공판기일인 9일부터 시작된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이날 출석해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해 준 혐의와 관련한 진술을 할 예정이다. 11일에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인지를 두고 강경호 전 다스 사장과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권영미씨 등이 법정에 출석한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다스로부터 246억원을 횡령하고 다스 소송비 67억여원을 삼성으로부터 대납받은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약 82억원을 선고받았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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