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전 기획관 대면 일정도 주목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2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이날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등 16개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연다. 앞서 두차례 열린 준비기일에 나서지 않았던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법정에 출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심에서 서면공방을 벌였던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에서 증인을 대거 신청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준비기일을 통해 이학수(73)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원세훈(68) 전 국가정보원장 등 다수를 법정에 세워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들을 포함한 1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9일 열리는 공판에서는 이 전 부회장에 대한 신문이 이뤄진다. 이 전 부회장은 67억 7000여만 원의 다스 해외 소송비를 삼성이 대납하는 과정에 대통령의 관여가 있었는지를 따지는 데 필요한 증인이다. 검찰은 소송비를 뇌물로 보고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 전 대통령의 형량을 좌우했던 핵심 혐의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치열한 공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11일에는 강경호 전 다스 사장과 이 전 대통령의 처남 부인인 권영미 씨가 법정에 선다. 여기서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 소유주였는지 여부를 놓고 의견 대립이 예상된다. 사망한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는 다스 지분을 부인에게 상속했고, 권 씨는 23.6%를 소유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회장 소유 47.26% 등 합계 80%이상의 다스 지분을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사스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며 실 소유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측근이었던 김 전 기획관과 대면하는 일정도 주목된다. 김 전 기획관은 1심 공판 과정에서 국정원 불법 자금 수수 사실을 인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았다. 김 전 기획관은 40여년 간 이 전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등 16개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 원을 선고받았다.
좌영길 기자/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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