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경공모 불법성 알고도 민의 왜곡에 동참…개탄스럽다"
결심공판 출석하는 김경수 경남지사 |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이보배 기자 =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허익범 특검팀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선거를 위해서라면 불법 행위를 하는 사조직을 동원할 수 있고, 공직을 거래 대상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일탈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의 조직인 '경제적공진화모임'과 접촉한 건 김 지사 본인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하면서 "경공모의 불법성을 알면서도 정치적 민의 왜곡에 동참한 건 정치인으로서는 하지 말았어야 할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국회의원이 합법을 가장한 사조직의 지원을 받으면서 한편으로 그들의 은밀한 요구에 휘둘리는 모습은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이 나라의 정치 발전과 선거 공정성을 위해 반드시 사라져야 할 병폐"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 무렵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등을 위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법정 향하는 허익범 특검 |
특검팀이 파악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규모는 2016년 12월∼2018년 3월 총 9천971만여 건이다. 140여만 개의 댓글에 공감·비공감을 부정 클릭한 횟수다. 특검팀은 이 중 8천800여만건의 부정 클릭에 김 지사가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특히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하는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킹크랩' 초기 버전의 시연을 본 뒤 본격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승인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 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있다. 지난해 대선 후 드루킹과 2018년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그해 말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놓고 인사 청탁을 하는 드루킹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재판에서 "파주 사무실을 방문한 건 맞지만 '킹크랩' 시연을 보거나 개발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을 전혀 몰랐던 만큼 "센다이 총영사 추천 등의 일이 있었다 해도 대가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에 대한 선고는 드루킹 일당과 함께 내년 1월 25일 이뤄질 전망이다.
"배신당했다"는 드루킹 주장에 김경수 지사의 반응은 / 연합뉴스 (Yonhapnews)
s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