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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임은정 검사 “성추행 문제제기→부장한테 꼬리치다가 뒤통수치는 꽃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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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서지현에 ‘위드 유’ 외친 임은정, 초임 때 당한 성추행 고백

이데일리

(사진=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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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검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소신발언’으로 유명한 임은정 청주지검 부장검사가 임관 직후, 그리고 검사 3년 차에 당한 성추행 사건을 고백했다.

지난 27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검찰 미투’를 둘러싼 임은정, 서지현 두 검사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올해 초 충격 고백 이후 ‘미투’의 상징이 된 서지현 검사는 거대한 세력인 검찰과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제작진은 그런 그녀에게 ‘WITH YOU(너와 함께하겠다)’를 외쳐준 선배이자 영화 ‘도가니’의 모티브가 된 ‘광주 인화원’ 사건의 공판 검사였던 임은정 검사를 만났다.

방송사와 첫 인터뷰라고 밝힌 임 검사는 “2010년 서 검사 성추행 사건을 곁에서 지켜보게 됐고 어떻게 은폐됐는지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미투’는 서 검사 개인 문제가 아니라 검찰 내부의 조직적 문제다. 서 검사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동참했다”고 전했다.

임 검사는 이어 초임 시절 당했던 성추행 사건을 털어놓았다. 그는 “술자리에서 어떤 부장님한테 입술뽀뽀를 당했다. 초임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술 취해서 기억 안 나는 걸로 입장정리를 하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한 검사가 제가 그렇게 당한 걸 봤나 보다. ‘임 검사가 어제 부장님한테 뽀뽀하던데’라며 제가 뽀뽀를 했다고 말했다”면서 “임관한 지 두 달밖에 안 됐을 때라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무참했지만 못 들은 척 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사진=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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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검사는 3년 차 검찰이었던 2003년에도 검찰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임 검사는 “회식이 끝날 때쯤 (관사에) 데려다 주겠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같이 왔다. 1층에서 ‘목마르니 물을 달라’고 하며 따라왔다.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간부가) 키스를 했다. 무슨 상황이지(하고) 당황해서 현관문을 여는데, 그가 뒤에서 따라왔다. 저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가서 ‘임 검사 괜찮아. 들어와라’라고 했다. 제가 ‘비명을 지르겠다’고 협박했다. 관사니까 비명을 지르면 큰일 나는 거 아니까 알겠다며 갔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문제를 제기했으나 가해자들은 징계 대신 조용히 사표를 처리하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한 선배는 ‘알려지면 너만 다치니 그냥 네가 사표 써라’라고 임 검사에게 사표를 권유하기도 했다. 이후 그에게 돌아온 건 ‘꽃뱀’이라는 별칭과 인사 불이익이었다.

임 검사는 “스폰서를 달고 질펀하게 놀다가 성매매나가는 부장이 있었다”며 “제가 성매매 피의자로 보여서 결재를 못 받겠다, 부를 바꿔 달라고 했더니 ‘00에서도 부장 잡아먹더니 여기서도 부장 잡아먹었다’, ‘부장한테 꼬리치다가 뒤통수치는 꽃뱀 같은 여 검사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당시 내 문제가 잘 해결됐다면 서 검사 성추행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서 검사 사건이 은폐되지 않았다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검찰의 성비위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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