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불법 난민촌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인권 옴부즈맨이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 내 불법 난민촌들의 보건·인권 환경이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프랑스 정부에 인권 보호 대책을 조언하는 인권 옴부즈맨인 자크 투봉 전 법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난민촌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칼레, 그랑드생트 등 대서양 연안과 수도 파리의 불법 난민촌들이 "먹고 마시고 씻는 생리적 요구조차 충족하기 힘든 심각한 환경에 내몰려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불법 난민촌에서 기거하는 난민들의 심신의 건강이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라면서 부모도 없는 미성년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투봉 전 장관은 특히 "2016년 이후 프랑스 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난민촌 철거 이후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면서 "정부가 난민과 불법체류자들에게 유효한 대책도 제시하지 않은 채 주기적으로 불법 난민촌을 철거하는 것은 이들의 심각한 사정에 의도적으로 눈을 감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16년 10월 영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대서양 연안의 항구도시 칼레의 불법 난민촌을 대대적으로 철거하는 등 전국에서 주기적으로 불법 난민 캠프들을 강제로 철거하고 있다.
한때 1만명 가까운 난민이 기거했던 칼레 난민촌은 생활·보건 환경이 열악하기로 악명높아 '정글'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당국이 '정글'을 전격 철거한 이후 갈 곳 없는 난민들은 수도 파리로 몰려들어 파리 북부의 생마르탱 운하 주변에는 또다시 대규모 불법 난민촌이 형성되기도 했다.
인권 옴부즈맨의 비판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난민 정책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후 소위 '진짜 난민'과 '가짜 난민'을 구별해 '진짜 난민'에 대해서는 난민신청 인정절차의 간소화를 추진하는 반면에, 취업 등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프랑스로 밀입국한 '가짜 난민'에 대해서는 대거 추방하는 정책을 펴왔다.
투봉 전 장관은 보고서에서 "정부가 이민자들을 범법자로 취급하면서 외국인들을 감시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yonglae@yna.co.kr
임시 수용시설 가기 위해 버스 기다리는 프랑스 난민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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